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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폭염 속 180만 명 야외근로자, 식염으로 버텨"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18일 (수)
■ 대담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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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 광주광역시 35도… 체감 온도 39도까지 올라가
- 폭염 특보 있어도 야외 근로 시간 단축 없어
- 아무리 더워도 생계 위해선 일 할 수밖에 없어
- 노동자들이 건강 문제도 알아서 조절해야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 기한 맞추기 위해 폭염 염두에 두지 않고 작업
- 전국의 야외 근로자, 160만 명에서 180만 명
- 폭염 경보 시 가이드라인 있지만 강제성은 없어
- 고열로 쓰러져도 개인 질환으로 치부해


▷ 김성준/진행자:

요즘 날씨 더워도 너무 덥죠.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온열 질환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유례없는 폭염 때문에 지금까지 4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가 됐고, 질병관리본부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폭염 특보가 내리면 낮 시간 때 웬만하면 야외활동 자제하셔야 되겠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외활동을 안 할 수가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외 공사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분들이죠. 더위를 견디며 일하시는 분들, 지금 상황이 어떤지 고충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광주전남건설지부의 이준상 노동안전부장 연결해서 야외근로자들 지금 상황 알아보죠. 부장님 안녕하십니까.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서울도 오늘 굉장히 더웠는데. 광주광역시는 오늘 어땠나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예. 온도는 35도까지 올라갔고요. 체감온도는 39도까지 올라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체감온도 39도면 저는 사실 에어컨 틀어져 있는 스튜디오에 앉아있어서 감이 잘 안 오는데. 어느 정도이신 것 같으세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사실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이죠.

▷ 김성준/진행자:

이준상 부장님도 현장 근로를 해보셨을 텐데. 과거에도 요즘 같은 더위가 이어지는 경우를 겪어보셨습니까?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해마다 장마 이후에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반복되는 것은 일상이기는 한데. 올해처럼 이른 7월 중순부터 참기 힘든 폭염이 시작되는 것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이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원래는 하루에 몇 시간 일하게 돼 있습니까?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작업을 하고요. 오전과 오후에 30분 휴식, 그리고 점심시간 1시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10시간 근무시간 중 2시간 휴식이고 8시간 근로를 하게 되겠네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예.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요즘 같이 예를 들어 폭염 특보가 내려진다면 그 근무 일정에 변화가 있나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일부 현장에서는 오전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당겨서 한다거나, 그런 현장들이 있는데. 아직도 많은 현장에서는 정해진 시간대로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평소와 다름없이요. 쉽지 않겠네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굉장히 어렵죠.

▷ 김성준/진행자:

이렇게 더우면 예를 들어서 이틀 일하고 하루 정도 쉰다든지. 이래야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일하시는 분들은 또 생각이 다르겠죠.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예. 실제 쉬고 싶죠. 쉴 수 있으면 좋고. 그런데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라는 게 비 오면 쉬고, 눈 오면 눈 와서 쉬고. 현장 이동이 너무 잦다 보니까 1년 평균 200일을 일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비만 안 오면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되는 형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1년 평균 200일이면 주 단위로 해서 4일도 쉽지 않은 거네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그렇죠. 장마 기간, 겨울 폭설. 이렇게 되면 못 하는 기간들이 있어서. 하루라도 할 수 있는 기간 안에 해야 되는 게 현실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폭염 속에서도 비 안 오고 공사할 수 있는 날은 언제든지 일을 하려고 나설 수밖에 없는 것 같고. 그런데 요즘 건설 현장 근로자들 보면 평균적으로 연령이 꽤 높은 것 같은데. 평균 연령이 어떻게 됩니까?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전국적인 통계나 자료가 확실치 않은데. 광주 지역에 있는 노동자들 연령을 보면 50대 중반에 이르고 있는 것 같고. 타 지역이나 전국 현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젊은 분들이 건설 현장에 잘 안 가려고 하는 모양이죠?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예. 젊은 분들이 아무래도 건설 현장을 기피하는 상황들이 있어서. 갈수록 현장의 인력들이 고령화되는 게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고령화 수준이 그 정도면 더위 문제가 더 심각할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오늘 같은 날 일을 하시다가 폭염 때문에 쓰러진다. 이러면 치료비는 어떻게 됩니까?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지금 현장에서 폭염과 관련해서는 일하는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알아서 조절하고 관리하는 수준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자기가 일하다가 자기가 쓰러지면 자기가 부담해야 하는 건가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지금 같은 경우는 거의 그런 경우들이 많죠.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참 걱정이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것 같은데.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조치랄까요? 혹시 말씀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겠습니까?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일단 현실 가능한 가장 기본적인 근무환경만 바꿔줘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실제 휴식시간에 시간은 있다고 하는데. 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작업하던 구조물이 만든 그늘 밑에서 합판 깔고 쉬어야 하는 열악한 조건인 것이고. 그리고 식수나 시원한 물 같은 것도 수시로 편하게 본인이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고.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기본적인 그늘막이나 차단막. 이런 것들만 좀 갖춰지더라도 그나마 작업이 수월할 건데. 아직도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갖춰진 현장이 많지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예. 제가 10년 전에 현장 일을 시작했는데. 이런 상황들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우선 그런 기본적인 조건부터라도 갖춰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이준상 광주전남건설지부 노동안전부장 연결해서 말씀 들어봤고요. 이번에는 이분들처럼 오늘도 폭염 속에서 고생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 이분들의 휴식시간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위원장 말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위원장님도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 있으십니까?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예. 과거 건설 현장에서 10년 이상 일을 했고, 활동가로도 활동을 하고 있고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지금 앞서서 이준상 노동안전부장 말씀 들어보니까 요즘 같은 더위에서도 그냥 참고 일하고, 운 좋게 쓰러지지 않는 것 말고는 별 방법이 없네요.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그렇죠. 건설업이라는 게 옥외작업이다 보니까 날씨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건설업이 수주산업이다 보니까, 정해진 공기일을 맞춰야 하다 보니까. 시간 개념이나 이런 작업 환경과 상관 없이 각 공정별로, 각 팀별로 할 수 있는, 반드시 할 수 있는 작업 물량이 있습니다. 그 물량을 맞추다 보면 휴게 시간이나 폭염, 이런 것에 대해서 별 의미가 없죠.

▷ 김성준/진행자:

지금 이 건설노동자를 포함해서 야외에서 주로 일을 하는 야외근로자가 얼마나 됩니까?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건설 경기 변동에 따라 약간 틀린데요. 약 160만 명에서 180만 명 정도로 잡고 있죠. 굉장히 많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아까 이준상 부장 말씀 들을 때는 폭염 특보가 발효돼도 별로 근로 조건이 달라지는 게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는 건가요?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무언가 다른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일단은 건설사들의 인식 전환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고요. 거기에 대한 행정 단속도 이뤄져야 되는데. 그런 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니까. 그런 강행 규정이 하나의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죠.

▷ 김성준/진행자:

강행 규정이 어떤 게 있나요?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33도나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나 폭염 경보가 내렸을 경우에 일정 정도 작업을 중단하고 근로자를 휴게실로 대피시키고. 이런 것들의 가이드라인이 고용노동부에서 지난 6월 달에 만들어 놨어요. 그런 것들의 강제성이 없다 보니까 현장에서는 날씨가 더우면 실질적으로. 이렇게 더우면 현기증이 나니까 그때 관리자에게는 얘기를 하면서 소금으로 만든 식염이 있습니다. 일하다 쓰러지지 말라고. 그거 하나씩 주면서 일하라고 하는 상황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가이드라인에서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일정 시간 쉬도록 한다. 이것은 유급 휴식입니까?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유급 휴식이 되지 않고 있죠.

▷ 김성준/진행자:

원래는 되어야 하는데요.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예. 일당에서 공제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건설 현장에서 마지 못해서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이 폭염에서 계속 일하다 보니까 걸어 다니기도 힘든데. 폭염에서 계속 일하다 보면 진짜 쓰러지는 분들 생길 수도 있고 그럴 텐데 말이죠.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그렇죠. 콘크리트가 양생을 하면서 발열이 많이 납니다. 30도라고 하면 실질적으로 건설 현장에서는 35도입니다. 콘크리트에서 열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각종 요즘에는 알루미늄 폼이라고 해서 쇠붙이로 만든 공사용 재료들이 많아요. 파이프나 배관. 이런 철제 자제들이 많거든요. 거기에는 햇빛이나 강한 열을 받다 보면 훨씬 더 온도가 올라가죠. 그러다 보니까 현장에 고령자분들도 많다 보니까 일하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 사고성 재해 같은 경우는 산재 처리가 되지만. 일하다 고열로 쓰러지는 경우는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 아니면 본인이 몸 관리를 안 해서 그렇다. 이런 개인 질환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죠.

▷ 김성준/진행자:

핑계 댈 거리가 많군요.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네.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폭염이 상당히 계속될 것 같다고 하는데.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놨으면 정부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단속을 하든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 기업들도 어쨌든 소중한 근로자들의 건강을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종국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장: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박종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안전감시위원장 말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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