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리포트+]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인 듯"…폭염에 이런 증상 나타나면, '온열 질환' 의심해야

[리포트+]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인 듯"…폭염에 이런 증상 나타나면, '온열 질환' 의심해야
한반도가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습니다. '찜통더위', '가마솥더위'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날씨인데요. 오늘(16일)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에도 오전부터 폭염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오늘 경북 영천의 기온은 올 들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38.3도까지 올라갔고, 이어 삼척 37.7도, 경주 37.4도, 대구 37.2도, 강릉 37.1도를 기록했습니다. 서울도 34도까지 오르며 올 최고 기온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인 듯
며칠째 이어지는 폭염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폭염이 너무 빨리 시작된 거 아니냐"며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에 들어선 것 같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게다가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 질환에 걸린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월 둘째 주에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180명으로 첫째 주보다 3.5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자칫하면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는 온열 질환. 오늘 리포트+에서는 폭염이 지속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온열 질환 대처 요령도 알아봤습니다.

■ 아스팔트 도로가 '지글지글'…폭염과 열대야 도대체 어디서 왔나?

여름철 본격적인 무더위는 일반적으로 7월 말~8월 초 사이 시작됐습니다. 기상청의 통계만 살펴봐도 이를 알 수 있는데요. 평년의 경우, 남부지방은 7월 23~24일, 중부지방은 7월 24~25일쯤 장마가 끝나 7월 말부터 더위가 시작됐지만, 올해 중부지방 마지막 장맛비는 지난 11일로 10일 이상 일찍 끝났습니다. 장마 기간은 불과 16일에 불과해 6일 동안 장마가 이어진 1973년 이후 45년 만의 가장 짧은 장마를 기록했습니다.

사실상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전국의 낮 기온은 최고 35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올해 장마가 일찍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밤사이 열대야로까지 이어지는 이번 더위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평년보다 빨리 세력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반도 전체를 덮고 있는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데는 티베트 지역의 영향이 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인 듯
중국 남서부에 위치한 티베트 지역이 뜨거워지면, 티베트 고원 상공에는 커다란 고기압에 만들어집니다. 이른바 '티베트 고기압'이라 불리는 이 뜨거운 공기는 사실 매 여름이면 한반도 상층부를 점령하고, 우리나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제트기류가 내려오는 걸 막아 무더위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티베트 지역이 예년보다 빨리 뜨거워지면서, 티베트 고기압도 그만큼 일찍 한반도에 찾아왔습니다. 게다가 티베트 고기압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를 막아주는 역할까지 해, 북태평양 고기압도 어려움 없이 세력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또 최근 중국을 강타한 제8호 태풍 '마리아'도 한몫했는데요. 태풍이 장마 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내고 북태평양 고기압을 한반도 부근까지 밀어주는 데 일조했습니다. 결국 한반도 상층부에는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 하층부에는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아 평년보다 빠른 폭염과 열대야가 우리를 찾아온 겁니다.

■ 한 달 이상 이어지는 무더위…온열 질환 이겨내려면, 물 자주 마셔야

기상청은 적어도 10일 이상 7월 하순까지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폭염이 누그러지는 시기가 8월 중순 이후인 만큼 앞으로 한 달 이상 찜통더위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건강에 더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발생하는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온열 질환의 종류에는 열사병, 일사병, 열경련, 열발진, 열실신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증상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열경련'은 무더운 날씨에 격한 운동을 한 뒤 근육에 통증과 경련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열발진'은 열로 인해 목, 가슴 위쪽, 팔꿈치 안쪽 등에 붉은 뾰루지나 작은 물집이 생기고, '열실신'은 무더위로 인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땀을 흘린 뒤 수분 보충이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피로감, 두통, 구토 등의 증상도 '열피로'라는 온열 질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열경련이나 열실신, 열피로 등의 질환은 심각하지 않은 이상 대부분 온도가 낮은 서늘한 환경에서 수액을 공급해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면 회복되기 마련인데요. 열사병과 일사병은 응급조치 없이 오랜 시간 그대로 두면,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로 위험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인 듯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열사병'은 중추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몸에서 땀이 나지 않는데도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의식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사병은 더위에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 우리 몸의 수분과 염분이 손실됐을 때 발생하고,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경련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열사병과 달리, 체온이 정상인 경우에도 일사병에 걸렸을 수 있습니다.

열사병이나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경우, 바닥이나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머리나 목을 다치는 2차 사고가 생길 수 있으므로 환자를 무리해서 옮기기보다 구급대원과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특히 몸의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과 아동은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폭염주의보·경보가 내려진 날씨에는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는 논밭, 실외작업장 등에서 일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취재: 안영인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