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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장마전선을 만주까지 밀어 올리는 태풍 '마리아'…무더위·폭염·열대야가 다가온다

[취재파일] 장마전선을 만주까지 밀어 올리는 태풍 '마리아'…무더위·폭염·열대야가 다가온다
인공위성에서도 눈이 또렷하게 보인다. 중심에서는 초속 50m, 시속 180km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중심 부근에서는 순간적으로 165kts(노트), 초속 약 84.8m의 강풍이 불고 있다. 북상하고 있는 태풍 '마리아(Maria)' 얘기다.

현재 매우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한 태풍 마리아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1,10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31km의 빠른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태풍 마리아는 모레(11일)쯤에는 타이완 북쪽을 스쳐지나 중국 푸저우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매우 강하게 발달한 태풍이 타이완과 중국 남부로 향하면서 이들 지역은 말 그대로 초 긴장상태다. 지난주 발생 초기만 해도 혹시 태풍 마리아가 한반도로 북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태풍 마리아가 한반도로 북상한다는 가짜 뉴스까지 떠돌면서 잠시 혼란이 발생기기도 했다.

태풍 마리아가 중국을 향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쪽으로 크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풍 진로 북쪽에는 중국 쪽으로 확장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하고 있는데 태풍이 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남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북태평양 고기압의 안내에 따라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쪽 또는 북서쪽 가장자리에는 보통 장마전선이 위치한다. 장마전선 북쪽에는 흔히 말하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위치하고 남쪽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후반부터 주말까지 일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1,0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장마전선 상에서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물폭탄이 떨어진 지난 주말 한반도 지역에 보기 드물게 쾌청한 날씨가 이어진 것도 강하게 발달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하게 발달한 태풍이 점점 북상하면서 한반도에 청명한 날씨를 몰고 왔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은 꼬리를 감추고 있다. 일본 남쪽에 머물던 북태평양 고기압도 점차 한반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남서부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북상한 이유다. 장마전선은 오늘은 중부지방에, 내일은 중북부지방과 북한지방을 중심으로 영향을 주겠고 모레는 주로 북한과 만주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장마전선이 만주지방까지도 북상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장마전선이 북한과 만주지역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폭넓게 확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고온다습'이다. 지난 주말 쾌청하고 밤에는 선선하기까지 했던 것과는 달리 밤낮없이 덥고 습한 날씨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무덥고 끈적끈적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번에 만주지방까지 올라가는 장마전선이 다시 발달해 내려올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다만 기상청의 10일 예보를 보면 장마전선이 다시 내려오거나 남쪽에서 다시 발달할 것이라는 예보는 없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머물면서 당분간은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는 것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는 동안은 태풍도 한반도를 비켜갈 가능성이 크다. 태풍은 커다란 북태평양 고기압을 뚫고 지나가기보다는 그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는 동안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태풍 마리아가 중국 남부지역으로 향한 뒤 곧바로 또 다른 태풍이 발생한다면 그 태풍 역시 태풍 마리아처럼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평균적으로 볼 때 제주지방의 장마는 7월 20~21일, 남부지방은 7월 23~24일, 중부지방은 7월 24~25일 끝난다. 장마전선이 만주지방까지 북상한 뒤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북한과 만주지방까지 올라가는 장마전선이 이달 하순에 다시 내려올지, 아니면 그대로 약해지면서 올여름 장마가 끝날지는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평균적인 장마 종료시기와 비교할 때 장마 종료를 얘기하기 좀 이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9일)과 내일(10일) 장맛비가 지난 뒤 한동안은 한여름 폭염과 무더위, 열대야의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쾌적하기까지 했던 지난 주말과는 전혀 다른 날씨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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