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곳곳 '재판 도중 개입' 의혹…하드디스크 포렌식 착수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8.07.06 21:30 수정 2018.07.06 22: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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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판 거래' 의혹을 불러일으킨 법원행정처 문건에 대해 그동안 행정처는 판결이 선고된 사례를 모아놓은 것일 뿐, 재판 도중에 개입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해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문건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 개입하려 한 흔적이 검찰에 여럿 포착됐습니다.

전형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정부 협력 사례 문건입니다.

2015년 당시, 대법원에는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제기한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사건이 계류돼 있었는데 이 문건에는 판결 선고를 보류하고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1심과 2심에서 대부분 중복할증을 인정하는 쪽으로 판결이 선고됐다고 적시하면서, 중복할증이 인정되면 기업에 막대한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원회의 노동 개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선고 보류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은 3년 가까이 지나 지난달 말에야 대법원 판결이 선고됐는데, 하급심과 달리 중복할증을 인정할 수 없다며 노동자에게 불리한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정부 협력 사례는 이미 나온 판결을 모아둔 것일 뿐이라는 대법원의 해명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 협력 사례로 언급된 사건 가운데 재판이 진행 중이던 사건이 여럿 발견됐다며 실제로 행정처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주요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오늘 오후부터 대법원 청사에 분석 장비를 설치하고 하드디스크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출장 조사 형식이다 보니 포렌식에만 한 달 가까이 걸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