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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남북, '안중근 유해 발굴'에 뜻 모아…108년 동안 이뤄지지 못한 그의 유언은?

[리포트+] 남북, '안중근 유해 발굴'에 뜻 모아…108년 동안 이뤄지지 못한 그의 유언은?
내년인 2019년은 3·1절과 임시정부 수립이 동시에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고자 어제(3일)는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는데요. SBS 취재결과, 남북 정상이 지난 4월 열린 판문점 회담에서 내년 3·1절 100주년 행사 공동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함께 발굴하는 것에도 두 정상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번 기회에 유해가 발굴되면, 안 의사가 순국한 지 10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생기는 겁니다. 안 의사의 유골은 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발굴되지 못한 걸까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발굴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고, 남북이 함께하는 유해 발굴의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 "국권 회복되면 고국에 묻어 달라"…안중근 의사 유언, 왜 이뤄지지 못했나?
[리포트+] 남북, '안중근 유해 발굴'에 뜻 모아…108년 동안 이뤄지지 못한 그의 유언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한 안중근 의사는 1910년 3월 26일 중국의 다롄(大連) 뤼순커우(旅順口) 지방에 위치한 일본 감옥에서 순국했습니다. 안 의사가 순국한 뒤 동생인 안정근와 공근 씨는 형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관동도독부 감옥을 찾아가 유해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였던 당시, 법률에는 사망한 사람의 가족이나 친척, 친구의 요청이 있으면 시신을 인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안 의사 유족의 요구는 적법한 절차였던 것이죠. 하지만 일본 측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안 의사 유해 발굴 전문가인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는 지난 6월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당시 하얼빈의 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가 일본 외무성에 보고해 시신을 인도해 주지 말라고 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안 의사의 유언에 따라 유해가 하얼빈 공원에 묻히면, 추후 그 지역이 독립운동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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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이후 안 의사 유해 발굴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안 의사 순국 당시, 뤼순 감옥 소장 딸의 증언을 토대로 지난 2006년 남북 공동조사단이 유해 발굴 작업에 착수했고 2008년에는 중국 정부의 협조를 받아 29일간 발굴 작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 의사의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본 측이 안 의사와 관련된 자료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하고 있어 유해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아직 비어있는 묘 하나…유해 발굴하려면, 中·日 적극적으로 협조 나서야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현재로서는 유해가 어디에 묻혀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된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안 의사의 순국 이후, 두세 건의 자료만 발견된 상태인데요. 관동도독부 사형 집행 보고서에는 안 의사는 유해를 '뤼순에 매장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당시 조선통감부 통역이자 안 의사의 재판 통역을 맡았던 소노키 스에요시가 보고한 공식 문건에는 '뤼순 감옥 묘지에 시신을 매장했다'는 글귀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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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다수의 전문가는 안 의사의 유해가 뤼순 감옥 근처 야산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안 의사의 유해 발굴 작업에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발굴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국가보훈처가 안 의사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는 뤼순 지역 지표 투과 레이더 조사를 요청했지만, 중국 측이 "남북의 합의가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 역시 지난달, 안 의사 유해가 매장된 장소에 대해 "구체적인 사료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가설을 다 열어둬야 한다"며 "안중근 의사 고향이 황해도 해주인 만큼 북한의 협력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협력, 그리고 꾸준한 민간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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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성지'라고 불리는 효창공원에는 현재 독립운동가 일곱 분이 안장돼 있습니다. 그런데 묘 하나는 아직 유해를 모시지 못해 비어 있는 상태인데요. 바로 안중근 의사의 임시 묘입니다. 타지에 외로이 묻혀 있을 안중근 의사,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안 의사의 유언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길 바라봅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소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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