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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거부 으름장' 이탈리아, EU 난민정책 합의에 '만족'

다른 회원국들이 이탈리아에 편중된 난민 부담을 덜어주지 않는다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이탈리아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난민정책 합의에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지난 1일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권의 내무장관 겸 부총리로 취임하자마자 강경 난민 구호를 즉각 실행에 옮기며 유럽 '반(反)난민' 기류의 선봉에 선 마테오 살비니 장관은 29일(현지시간) EU가 합의한 난민정책에 이탈리아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며 반겼습니다.

EU 28개국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EU 역내 각 회원국에 난민의 망명신청을 처리하는 합동 난민심사센터를 건립하고 EU 회원국 내에서의 난민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살비니 장관은 EU에게 무시당하던 과거의 이탈리아 정부와 달리 마침내 유럽은 이탈리아의 제안을 논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의 수많은 요구들이 수용됐다. 이탈리아는 고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살비니 장관은 지난 10일 "이탈리아가 유럽의 '난민캠프'가 될 수는 없다"며 비정부기구(NGO)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전격 거부함으로써, 한동안 잠잠하던 난민 문제를 다시 전 유럽 차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한 장본인입니다.

그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는 (EU 회원국들로부터) 구체적인 노력이 뒤따르길 원한다"며 이번 합의가 실제로 이탈리아의 난민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회담을 앞두고 살비니 장관이 강하게 요구한 더블린 조약 개정 등 핵심 내용은 합의에서 제외됐습니다.

더블린 조약은 난민이 가장 먼저 도착한 국가에서 난민 자격 신청을 하도록 해 지정학적으로 난민의 출발지인 아프리카와 가까운 남유럽 국가에 과도한 부담을 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한편,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이날 EU가 밤샘 회의 끝에 난민정책의 합의안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뒤 "이탈리아는 (난민 부담을 짊어지는 데 있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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