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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명태·꽁치 줄고 고등어·멸치는 늘고…이유 살펴보니

<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화요일은 정경윤 기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도 요새 아열대 기후가 돼 가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벌써부터 확 날씨가 더운데 계속 해마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고 있죠?

<기자>

네, 우리나라 바다의 수면 온도는 지난 50년 동안 1.1도가 올랐다는데, 이게 바로 어획량에도 영향을 줘서 명태는 1만 분의 1로 줄었습니다.

<앵커>

1만 분의 1이요? 요새 정말 명태 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기자>

네, 사실 명태는 주로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입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1만 3천 톤 정도가 잡혔고 80년대에는 2만 8천 톤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1톤으로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명태만이 아니라 꽁치나 도루묵 이런 다른 어종도 마찬가지입니다.

꽁치는 70년대에 2만 5천 톤 정도 잡히던 게 지난해 757톤으로 크게 떨어졌고요. 도루묵도 1만 6천 톤에서 5천 톤을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명태 어획량에 대해서는 수온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다, 이런 의견이 있는데 90년대까지 동해에서 잡은 전체 명태 중에서 치어, 그러니까 노가리가 68%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무분별하게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상 씨가 마른 게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는 겁니다. 여기에 수온 영향까지 받다 보니 이제는 식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생선이 됐습니다.

<앵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서 이렇게 안 잡히는 생선이 있다면 반대로 또 전보다 많이 잡히는 것도 있겠죠?

<기자>

네, 동해에 한류성 어종이 줄었다면 반대로 난류성 어종은 서식지가 늘어난 겁니다. 대표적인 생선이 고등어, 멸치 이런 전갱이류입니다.

동해에서 특히나 가장 눈에 띄게 늘어난 게 전갱이류인데요, 70년대에는 21톤이었는데 지난해 2천300톤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난류성 어종 어획량 전국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멸치나 고등어는 원래 남해안이 주 서식지인데 이제는 동해, 서해 모든 해역으로 어장이 늘어나면서 어획량도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난류성 어종이라도 살오징어는 사정이 좀 다른데요, 살오징어가 뭐냐하면 우리가 주로 먹는 바로 그 오징어입니다.

원래 울릉도에서 많이 잡히는 걸로 유명한데 이제는 남해에서 더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그런데 살오징어의 어획량이 90년대 25만 톤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보니까 8만 톤으로 떨어졌습니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어획량이 늘기는 했지만, 최근 동해 북쪽, 또 한일 공동수역 해역까지 중국어선들이 나타나서 불법 조업을 하기 때문에 어획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앵커>

그래서 요새 마트 가보면 오징어 3마리 1만 원 이렇게 해서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많이 비싸서.

<기자>

네, 그런 온도뿐만 아니라 어획량, 결과적으로는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실제로는 명태처럼 이렇게 치어를 너무 많이 잡아서 어획량을 조절해야 하거나, 외교 문제 때문에 조업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등어가 좀 문제가 됐죠. 고등어가 1만 3천 원에 나와서 금등어로 불렸는데 고등어는 실제로 70년대에 비해서 늘어나기는 했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따져보면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5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거라는 전망도 있어서 업계에서는 고기를 잡지 않는 기간 즉 금어기를 매년 한 달 정도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고 판단해서 두 달로 늘렸고요.

이 기간 동안에는 그물로 조업을 하지 않고 낚시, 이렇게 소규모로 잡기 때문에 시장이나 마트에 유통되는 물량 자체가 적습니다. 또 한일 어업협정이 2년째 제대로 체결이 안 되면서 조업 가능한 지역이 좁아졌고요.

어획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보니까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을 미리 알고 대비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비축한 물량을 푸는 방식의 대책을 빨리 마련해 놓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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