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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폐암 걸린 남편, 결국 사망…"국가유공자 인정해 달라"

<앵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다." 또 "제도를 바꾸겠다." 이런 말들은 지금껏 모든 정부에서 반복돼왔습니다.

올해 현충일 지난 지 이제 열흘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만, 우리의 지금 현실은 과연 어떨지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석 달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호철 대위.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1급을 받았고 폐암 가족력도 없는 데다 술, 담배조차 안 한 그였습니다.

[故 유호철 대위 부인 : 남편은 이제 수술 받을 상황이 아니었어요.]

유 대위는 2008년 입대해 폐암 4기 선고를 받았던 해까지 6년 동안 수시로 석면이 들어간 천장 마감재를 뜯고 통신선을 깔았습니다.

군은 유 대위를 전역시키며 폐암이 공무 수행과 인과 관계가 있다면서 '공상' 판정을 했습니다.

남겨질 가족을 위해 유 대위는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요청했지만 군은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국가보훈처도 유 대위의 국가유공자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최정식/국가 보훈처 홍보기획팀장 : 석면이 폐암 발병과 의학적으로 연관성은 있지만 작업 기간·노출 강도 등에 따른 영향을 밝힐 수 없다는 의학 자문의 소견으로 (기각됐습니다.)]

그때부터 유 대위는 폐암 4기의 몸을 이끌고 각종 자료와 증거를 직접 모아가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故 유호철 대위 부인 : (남편이) 그거(천장 마감재)를 다 뜯어봤어요. 그걸 의뢰해서 얼마나 많이 자신이 (석면에) 노출됐는지 밝혀냈거든요.]

국가를 상대로 '나는 국가유공자가 맞습니다.' 이렇게 개인이 입증을 하라? 이게 말이 될까요?

[강석민/변호사 : 국가 유공자 법 체계 자체가 복지 차원에서 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희생에 대한 예우를 중시하는 게 아니고 어떤 혜택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는 거죠.]

2년 넘는 법정 다툼 끝에 2심 재판부는 국방부가 상이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유 대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나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며 보훈처를 상대로 낸 소송은 무효가 됐습니다.

유 대위가 판결 일주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아내가 남편의 명예를 위해 정부와 끝 모를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故 유호철 대위 부인 : 우리 아이가 커서 우리 아빠가 이렇게 나라를 위해서 일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현충원에 눈 감아 있다는 말을 하면서… .]

(영상취재 : 강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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