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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회사에 온 힘 다하지 않는 이유요? 일만 더 많아지니까요"

친절한 경제입니다. 최근에 최저임금 이런 거 해서 좀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오늘(6일)은 휴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좀 가벼운 이야기를 해보죠.

최근에 한 취업 정보 회사가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하나 했습니다. 직장인들한테 회사에서 일 할 때 본인의 능력을 다 쓰냐,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답이 재미있는 게 일단 다섯 명 중의 한 명만 그렇다고 얘기를 했고요. 80%는 "힘 빼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자기가 가진 전체 능력 중의 60% 정도만 쓰고 40% 정도는 아껴둔다고 답을 했습니다.

지금 비율 나가고 있죠. 이사급이 가장 높고 밑으로 갈수록 낮아지긴 하는데 사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대부분 최선을 다하지 않습니다.

자, 회사에서 이렇게 온 힘을 다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 보기를 몇 개 주고 이 중에 이유를 다 골라보라고 했더니 가장 많은 대답은 '일을 하면 할수록 일이 더 많아져서'가 가장 많았습니다.

잘하면 더 시킨다. 이런 말이 있죠. 회의 때 왜 아이디어 내면 "그래, 그 아이디어 좋네, 그럼 니가 책임지고 한 번 해봐." 이런 지시 받은 경험들 뭐, 직장인이면 다 있을 겁니다.

에이 입 다물고 있을 걸 하는 생각, 한 번씩은 다 해봤을 텐데, 이게 또 두 번째 많은 대답하고 연결이 되는데요, 그래서 남보다 더 일을 했다고 치자고요.

그런데 해봐야 안 한 사람보다 특별히 더 받는 게 없더라, 보상이 없다는 거죠. 3등은 뭘 해보려고 해도 나한테 권한은 안 주고 자꾸 의무만 얹어서 흥이 안 난다. 이렇게 또 불만을 얘기했습니다.

보기에 없어서 못 골랐을 수도 있지만, 일을 열심히 했는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딴 사람이 번다고 위에 상사가 널름 공을 가로채는 일도 다반사고 힘 빠지는 경우들이 좀 있죠.

이렇게 가진 능력 다 발휘를 안 한다는 게 개인이나 회사나 낭비고 손해잖아요. 그래서 다시 또 물었습니다.

그러면 능력을 십분 발휘하려면 회사가 뭘 바꿔야 되냐 물었더니 "내가 낸 성과 만큼 보상을 해준다면, 돈을 준다면은 열심히 하겠습니다." 역시 이 대답이 역시 1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사가 간섭을 좀 줄이고 내가 흥이 나서 일할 수 있게 믿고 밀어주면 그것도 해볼 만 하다고 대답을 했고, 평가를 공정하게 일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등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결국 두 가지입니다. 돈으로 확실하게 보상을 해주든가, 아니면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권한이라도 확실하게 주든가 둘 중의 하나는 해줘야 된다는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큰 회사도 잘 바뀌지를 않는 게 현실이죠.

대한상의가 대기업 직원 2천 명한테 따로 또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88%가 "회사가 바뀐다 말만 하지 실제로는 바뀌는 게 없다"고 대답을 했고요.

그래서 혁신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늬만 혁신', '삽질', 이런 말에 '청바지 입은 꼰대', '옷만 젊게 겉만 바뀌었는지 생각은 결국은 그대로다. 낡았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했습니다.

회사가 보통 어려울 때 바깥에 정부가 잘못해서, 혹은 경제 환경이 별로라서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이건 회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이 부분은 빼고 회사 안의 문화는 스스로 마음먹으면 고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차피 월급 주는 직원들 능력 십분 뽑아내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이득이잖아요.

어제도 "내일 쉬는데 술이나 한잔 하자."하고 회사 상사 뒷담화 하고 아침에 속 쓰려서 해장하려는 분들 꽤 있으실 텐데, 책임 있는 분들이 이런 직원들 위해서 고민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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