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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원, 장비·인력 부족…밥 먹는 식탁이 시신 부검대

<앵커>

저희 탐사보도팀이 군대에서 치료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계속 고발 중입니다. 의료진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서 밥 먹는 식탁을 부검대로 쓰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구토와 이유 없는 멍, 그리고 혈종까지 고 홍정기 일병은 전형적인 백혈병 증상을 보였습니다. 혈액검사만 했으면 어렵지 않게 병을 진단해 낼 수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홍 일병의 병세를 오판했던 당시 군의관조차 혈액검사를 했으면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지만, 소규모 전방 부대엔 혈액검사 기구조차 없는 게 현실입니다.

[당시 홍정기 일병 진료 군의관 E : (혈액 검사 장비가) 없어요. 장비가 부족한 게 아니라 없어요, 아예. 그냥 눈으로 보고 바로 진단하고 약 처방하는 것 밖에는 없어요.]

사단급의 큰 규모 전방 부대엔 검사 기구는 있지만, 이번엔 검사할 인력이 마땅치 않습니다.

[당시 홍정기 일병 진료 군의관 D : 검사 결과를 무자격자(의무병)가 검사를 해서 나온 해석을 믿을 수 있느냐를 좀 생각을 하게 되죠 . 검사 자체는, 피 뽑고 하는 거는 의무병들이 하겠죠 . 혈구 수치 같은 거 세는 것도 의무병이 하고.]

아프거나 다친 사병들을 제대로 돌볼 의료 기구가 부실하다 보니, 사병이 사망한 경우라고 다를리 없습니다.

분명히 식탁입니다. 그런데 강원도의 대형 군 병원들은 시신 부검대로 써왔습니다.

망자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조처에 유족들이 2014년에 항의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2년 뒤 감사에서 또 지적을 받았습니다.

전방 군 병원의 의료 실태를 개선하려면 개선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한된 군 의료 예산을 배분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후방 군 병원에선 불법 의료행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전방의 의료 수준을 개선할 수 있다는 건데 이 문제는 국군의무사령부 체제 개편이라는 현안과 맞물려 있어서 논의가 잘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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