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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머그x마부작침] 페이 미투 - 2017년 여성 연봉은 남성보다 1,584만 원 적었다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작성 2018.06.06 09: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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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과 비디오머그는 공시 의무가 있는 민간기업 2,441곳의 사업보고서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또 공공기관 352곳의 경영보고서도 전부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민간기업의 남성 직원 연봉 중윗값은 5,000만 원이었습니다. 여성 직원은 얼마였을까요? 3,416만 원. 남녀 임금격차가 1,584만 원입니다. 공공기관은 좀 나을까요? 남성 6,001만 원, 여성 4,785만 원으로 역시 여성이 1,216만 원 적게 받았습니다.

이미옥 / KEC 직원
"저는 이 회사에 30년 동안 출하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이미옥이라고 합니다. 남녀 임금 차별 문제에 대해서 고발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미옥 씨는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중견기업 KEC에 다니는 직장인입니다.

이미옥 / KEC 직원
"여성들은 관행적으로 어느 정도 단계까지만 승급이 되도록 하고… 저 사람(남성)들은 가장이지 않느냐. 가장이니까 승급시켜줘야지, 그러니까 미옥 씨가 이해해라(고)."

1999년, 그러니까 20세기에 했던 두 번째 승급이 이 씨의 마지막 승급이었습니다.

이미옥 / KEC 직원
"그 남자사원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게 되면 임금(월급)의 차이가 3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 60만 원까지 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난해 KEC에서 남성은 평균 5,318만 원을 받았고, 여성은 3,367만 원을 받았습니다. 임금격차는 2,000만 원에 육박합니다. 회사 측은 임금 차이가 남녀 차별 때문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KEC 관계자
"조직 통솔력이나 직무 역량에 있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느냐, 그런 부분들을 가지고 저희가 승격 심사를 하는데 특별히 '여성이다, 남성이다' 해서 차별을 주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직급별 남녀 비율을 보라고 말합니다. 전체 직원의 32%가 여성인데, 말단인 사원급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데 반해 과장급 이상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32배 많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대부분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적으니 상대적으로 고위직도 적고, 따라서 여성의 평균 임금이 적은 건 당연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이 남성보다 1명이라도 더 많은 기업 245곳을 따로 분석해봤습니다. 남성 연봉 중윗값은 4,428만 원. 여성은 3,141만 원으로 역시 1,000만 원 넘는 임금격차가 확인됐습니다.

또 남성의 근속연수가 여성보다 길어서 남성 임금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저희는 그래서 남녀 평균 근속연수 차이가 1년 이하인 기업 960곳만 따로 추려서 따져봤습니다. 그래도 여성이 1,290만 원 더 적게 받았습니다.

'꿈의 직장'이라는 대기업은 어떨까요?

양향자 / 전 삼성전자 상무
"항상 임금은 좀 낮게 책정이 되고 그래서… 한 20% 차이 정도 났었던 것 같아요. 그냥 여성이라는 것 때문에 차이가 났던 것으로 기억이 나고…"

양향자 전 상무는 1985년부터 2016년1월까지 삼성전자에서 일했습니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 임원.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양향자 / 전 삼성전자 상무
"1985년도에 삼성전자 반도체 통신에 연구보조원으로 들어갔습니다. '5급 여'로 입사를 했죠. 가장 낮은 직급이었고요."

5급 여성 사원과 5급 남성 사원, 고졸이라는 출신은 같았지만, 임금은 달랐습니다.

양향자 / 전 삼성전자 상무
"또 호봉은 다르게 시작하죠. 왜 똑같은 일을 하고 업무 특성도 다르지 않은데 왜 이렇게 임금 차이가 나냐는
컴플레인(문제제기)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28년 걸려 임원이 됐어도 차별이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양향자 / 전 삼성전자 상무
"남성이 2회, 3회 검증을 받아서 통과가 되면, 여성은 10회, 많게는 100회까지도 검증에 검증을 하더란 얘기죠."

양 전 상무의 후배들은 차별에서 벗어났을까요? 지난해 삼성전자 남성 직원은 평균 1억 2,70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8,800만 원으로 3,900만 원이나 남성보다 덜 받았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이공계열 기반 회사라 여성 인력 비율이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제조라인에 여성이 많아서 임금격차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30대 그룹 가운데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심한 곳은 어딜까요? 바로 금호아시아나그룹입니다. 남성 직원 8,400만 원 대 여성 직원 4,100만 원으로 페이갭이 무려 51%입니다. 금호아시아나 측의 설명은 "여성들의 직급 때문"이라는 겁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
"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저희 여사원들 같은 경우 고위 직급자가 없습니다. 대부분 사원, 대리가 많아서 아무래도 급여가 과장, 차장보다는 적으니까…"

남녀 임금 격차 2위는 GS그룹, 3위는 한화그룹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남녀 임금격차가 상대적으로 덜할 것 같은 공공기관 352곳을 살펴볼까요. 지난해 공공기관 페이갭은 민간기업보다 낮은 20.3%이지만, 여성 임금이 적다는 사실은 변함없고, 30% 이상인 곳도 71곳에 이릅니다. 2016년 OECD의 발표로는 한국이 36.7%의 남녀 임금격차로 OECD 38개국 가운데 가장 심했습니다. 16년 연속 최하위입니다.

'페이 미투'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미투' 운동처럼 남녀 임금격차에 대해서도 차별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영화 <빌리 진 킹> 중
"남자 대회 상금이 여자의 8배나 되잖아요."
"남자 경기는 훨씬 더 흥미진진하잖소. 그건 생물학적인 문제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빌리 진 킹'입니다. 남녀 상금 차별에 저항했던 미국 여자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이 남자와 대결해 이겼던 1973년의 실화가 배경인데, 빌리 진 킹 등의 노력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8배나 높았던 메이저대회 테니스 상금은 지난 2007년 비로소 같아졌습니다.

<셜록>과 <닥터스트레인지>로 유명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지난달 영국에서 '페이 미투'를 지지하는 '페이 위드유'를 외쳤습니다.

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 남녀 임금격차가 높은 것은 노동시장 입직에서, 승진, 퇴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관여하고 있는 성차별적인 관행들 의식들이 누적된 결과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여성들이 중요 업무에서, 핵심업무에서 배제되면서 승진 기회를 계속 놓치게 되는 그런 경우도 있고요."

남성이냐 여성이냐가, 노동의 대가를 산정하는데 부당하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임금에는 성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사회여야 정의로운 사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