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라는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성적에 잉글랜드는 변화를 갈구했고, 대대적인 수술 끝에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웨인 루니 시대를 끝내고, 해리 케인, 델리 알리, 래시포드, 스털링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이제 주축으로 자리 잡아 새로운 삼사자 군단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번 유럽 예선도 가뿐하게 무패로 통과했습니다.
월드컵에서 자존심이 많이 상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 52년 묶은 월드컵의 한을 과연 이번에는 풀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번에도?
● WORLDCUP HISTORY
1950년 월드컵에 첫 출전했던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에서 베켄바워가 이끌던 서독을 4대 2로 꺾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타고난 득점 감각을 선보였던 최전방 공격수 로저 헌트,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였던 보비 찰튼이 나란히 3골씩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443분 무실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전설의 골키퍼 고든 뱅크스가 뒷문을 단단히 잠그며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월드컵 우승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처음이자 마지막 환희였습니다. 이후 잉글랜드의 최고 성적은 게리 리네커, 폴 게스코인 등이 활약했던 1990년 대회 4위입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고 2002년과 2006년 대회에서는 4강 문턱에서 주저 않았습니다. 심지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해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습니다.
● ROAD TO RUSSIA
● MANAGER
이후 2013년 잉글랜드 21세 대표팀을 맡아, 3년간 팀을 이끌며 젊은 재능의 선수들을 키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부패 스캔들’로 갑자기 물러나면서 2016년 11월 급하게 잉글랜드 A대표팀을 맡게 됐습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그동안 무색무취였던 잉글랜드 대표팀 전술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부임 후 4-2-3-1, 3-4-2-1, 3-4-3, 3-1-4-2, 3-5-2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며 전술 운용에 유연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꾸준히 스리백을 실험하며 본선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KEY PLAYER
188cm의 장신이면서도 유연합니다. 수비 압박을 거뜬히 버텨낼 힘이 있고, 2선 공격수와 연계 플레이에도 능합니다. 강력한 킥 능력까지 갖춘 데다 페널티 박스 안팎, 중앙과 측면을 끊임없이 오가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 입장에서는 정말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지난 시즌 부상 후 득점왕 경쟁을 위해 조기 복귀하면서 폼이 떨어져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밖에 맨체스터시티에서 올 시즌 최고 활약을 보인 스털링, EPL 최고 윙백 중 한명으로 꼽히는 카일 워커도 주목할 선수입니다.
● TACTIC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기존의 포백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스리백을 집중 실험하고 있습니다
중앙 미드필드와 중앙 수비 라인을 두텁게 유지해 수비를 안정적으로 꾸린 뒤 측면을 이용한 빠른 공격 전개로 승부를 결정짓습니다. 유럽예선 10경기에서 실점이 단 3골에 불과했습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해리 케인을 도울 2선 공격수들에게 자유로운 플레이를 주문하면서 잉글랜드의 오랜 ‘롱볼’ 축구에도 조금씩 변화가 불고 있습니다.
● SWOT
WEAKNESS(약점)=오랫동안 골문을 지켜온 조 하트가 올 시즌 부진 끝에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잭 버틀랜드, 조던 픽포드, 닉 포프가 발탁됐는데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어,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립니다.
THREAT(위협)=승부차기. 잉글랜드의 월드컵 승부차기는 악몽입니다. 월드컵 승부차기 전적이 3전 전패입니다.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징크스를 넘지 못한다면 52년 만의 우승 꿈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