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경제 걱정" vs "문제 없다"…정부 관료들 공개 말씨름

김범주 기자 news4u@sbs.co.kr

작성 2018.05.21 11: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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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 하고도 열흘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경제가 지금 좋은 거냐 나쁜 거냐', '최저임금 때문에 문제가 있는 거냐 아닌 거냐'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끼리 공개적으로 말씨름을 좀 했습니다.

안 그래도 경제 문제를 한 번 짚어볼 때가 됐는데 잘 됐습니다. 우선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가 좋아지는 거냐 나빠지는 거냐 이 이야기를 놓고 말이 엇갈린 부분들 짚어보죠.

우선 청와대의 장하성 정책실장이 수요일 최저임금 큰 문제 없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조금 길지만 중요하니까 이야기 다 들어보시죠.

[장하성/靑 정책실장 : 고용 감소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는데 적어도 지난 3월까지의 고용 통계를 가지고 여러 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일부 음식료업을 제외하고는 총량으로 봐도 그렇고 제조업 분야 등등에서 고용 감소 효과가 없다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입니다.]

괜찮다는 거죠. 그런데 바로 그다음 날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국회에 나가서 이걸 반박을 했습니다. "내 경험이나 직관으로 볼 때 최저임금이 올라서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었다."면서 '일자리가 줄었다, 안 좋았다'고 얘기를 한 거죠.

경제관료끼리 시각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번 정부의 대표 경제 정책인데 청와대와 경제부총리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다른 말을 하니까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 의아합니다.

더더군다나 김동연 부총리 같은 경우는 딱 한 달 전에 했던 이야기 찾아보니까요, 정반대입니다. 이것도 한 번 들어보시죠.

[김동연/경제부총리 (4월 16일) : 최저임금 인상으로 여하튼 고용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게 저희의 판단입니다.]

자, 그렇다면 청와대는 계속 같은 말을 하는데 김동연 부총리가 한 달 사이에 방향을 튼 겁니다. 나중에 계속 말이 나오니까 청와대와 다른 게 없다고 해명을 했습니다마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고요, 2라운드가 또 있습니다. 이번에도 김동연 부총리가 등장을 하고요. 다른 한 편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나옵니다.

이것도 또 의미심장한데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비판이 나오니까 저 최저임금 이야기를 한 다음 날 김동연 부총리가 또 뭐라고 했냐면요, "최근에 통계를 가지고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 광공업, 그러니까 일부 제조업 빼고는 나쁜 흐름이 아니다." 경기가 괜찮다는 얘기를 한 거죠.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이번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나섭니다. 이번 주 목요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원래 그 일주일 전부터는 한은 총재는 경제에 대해서 아무 말을 안 하는 게 관례입니다. 그런데 그 금기를 깨고 "경제 상황 별로다. 특히 고용이 나아지질 않아서, 일자리가 늘지 않아서 걱정이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바로 반박을 한 건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인데 종합해 보면 김동연 부총리 논리는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는 줄고 안 좋은데 전체 경기는 일부 제조업 빼고는 또 괜찮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글쎄요. 최저임금은 청와대가 하는 일이고 경기가 안 좋은 건 본인 책임이라서 그런 건가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국민들 안 보는 데서 싸우든 토론을 하든 알아서 하고요.

국민들 앞에서는 말끔하게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게 메시지를 내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 그래도 국민들이 걱정해야 될 일들이 워낙 많은데 여기에 이렇게 정부 관계자들이 하나 더 얹지는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