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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시민 학살 지시한 장교 "진급 못한 내가 피해자"

'그알' 시민 학살 지시한 장교 "진급 못한 내가 피해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980년 5월 29일 광주 주남마을에서 벌어진 끔찍한 버스 총격 사건을 조명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5·18 특집으로 지난주에 이어 방송된 '학살을 조작하라' 편에서 광주 외곽의 작은 마을인 주남마을을 지나던 한 버스가 군인들로부터 집단 폭격을 당했고, 심지어 부상자들은 따로 군인들이 처형까지 한 사실이 전파를 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광주 시민들이 타고 있던 버스가 20분 가까이 집단 총격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은 사망했다. 사진을 통해 시신을 확인한 법의학자들은 "총살로 사망한 여성들의 가슴에 도려낸 자창을 있었다"고 설명했다.

충격적인 내용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생존한 여성 승객인 홍금숙 씨와 2명의 남성은 당시 군인들에 끌려서 산으로 올라갔다. 홍금숙 씨의 훗날 증언에 의하면 두 남성 생존자들이 울며 애원했지만 한 소령이 '귀찮게 왜 데러 왔느냐'며 '사살하라'고 명령했고, 군인들이 이들을 산에서 총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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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된 남성들은 9년 만에 유골로 발견됐다. 목격자이자 당시 군인이었던 최영신 씨의 양심고백으로 두 남성이 살해된 이유가 밝혀졌다. 최영신 씨는 “홍금숙 씨는 손에 총살을 입고 걸어왔고, 남성 두명은 리어카에 포개져서 올라왔다. 그리고 나서 현장에서 총살 당해서 소나무에 피가 묻어있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시민인데다 부상까지 입어 항거의 능력이 전혀 없었던 두명을 총살하라고 명령했던 이는 당시 11여단의 소령. 현재 제대 이후 귀농해 있는 이 전직 군인은 "시민만 피해자냐. 군인도 피해자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진급을 못했으니 피해자 아니냐. 하나만 더 달았어도 전역하고 연금을 더 받았을 텐데"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두 남성들의 주머니에서 총알이 나왔으니 그들은 폭도였다"고 강조하면서 "30여년 된 사건 아니냐. 그렇게 따지면 6·25 때 일도 다 따져야 한다. 전쟁에 있었던 일을 다 그렇게 따져야 겠냐"라면서 전혀 죄책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1980년 광주에서 행방불명 된 사람이 500여명이었지만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82명에 불과했다"면서 "계엄군들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10대 학생들을 쏘거나, 집안까지 들이닥쳐서 남성들을 총살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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