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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뇌사자 폐 이식받은 어린이…아이 살린 법 개정

<앵커>

그동안은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으려면 폐 크기가 비슷한 사람에게 우선순위가 돌아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 환자들은 폐를 이식받기가 어려웠는데 관련법이 바뀌면서 새 삶은 찾은 어린이가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태권도를 좋아하는 7살 임성균 군은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숨이 차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1년 넘게 배워오던 태권도는커녕 계단으로 한 층 올라가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폐동맥의 혈압이 보통 사람의 다섯 배 가까이 높아지는 폐동맥 고혈압이었습니다. 

폐를 이식받지 못하면 길어야 2년 정도 살 수 있다는 절망적인 진단이 나왔습니다.

[박화숙/임성균 군 어머니 : 많이 어렵다는 얘기 들었어요. 근데 저희는 부모니까 얘기만 듣고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임 군에게 기적 같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폐 크기가 비슷해야만 이식할 수 있다는 관련법이 지난해 개정되면서 어른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을 길이 열린 겁니다.

서울대병원이 수술에 들어가 어른 뇌사자의 폐의 일부, 그러니까 '폐엽'을 잘라내 임 군의 몸에 맞게 이식하는 데 처음 성공했습니다.

[김영태/서울대학교 병원 흉부외과 교수 : 폐엽만 떼어서 붙이는 거로 충분히 소아 환자들도 이제는 폐 이식을 받고 생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박화숙/임성균 군 어머니 : 그냥 아이와 똑같게 제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그런 기분이에요.]

현재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5천 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임 군과 같은 어린이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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