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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스승의 날, 왜 꼭 5월이어야 하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5일 (화)
■ 대담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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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 ‘스승의 날 폐지’ 靑 청원… 서명인원 늘어나고 있어
- 교사?학생이 수평적 관계인 지금 시대에 뒤떨어져
- 날짜와 명칭 바꿔서 대중의 인식도 바꿔야
- 3월에 선생님 만난 학생들에게 5월에 감사 강요하는 것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 교육적 역할을 중요시하는 개념으로 ‘스승’ 사용
- 스승의 날 안에 교사와 교장, 교감까지 모두 포함
- 일부 부정적인 인식을 전체로 일반화하는 건 오류
- 학생과 선생님 관계 되짚어보기에 ‘5월 15일’ 적당

▷ 김성준/진행자:

오늘 스승의 날이었죠.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에 이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 하나 선물하는 것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 못지않게 이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본인, 교사들도 선생님들도 생각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스승의 날이 너무 힘든 날이다. 이러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하고요. 스승의 날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이 반갑지 않은 교사들,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지. 한 번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스승의 날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죠. 송재혁 대변인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송 대변인님 안녕하십니까.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오늘 성명 내신 것 보니까 스승의 날은 정말 안 된다. 거의 그 수준이던데요.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네.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청와대 청원 글 참여자가 매우 늘고 있고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이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으면 이렇게까지 하실까. 제 현장 경험으로 충분히 공감 가능한 움직임이고요. 이것이 전교조가 제안한 청원은 아니지만 교단의 현실에 대한 분노가 교사들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잠깐 약간 사족 같습니다만. 스승의 날이라는 용어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예전에 군사부일체 이런 말이 있었고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오늘날의 시대정신과는 맞지 않는 말들이고요. 그것이 임금님이 나라를 통치하던 시대에나 적합하던 표현이죠. 지금은 교사나 학생도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민주적인 공간 속에서 학습을 하고 가르치는 공간으로 바뀌어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스승이라는 개념은 제자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특수한 개인과 개인의 관계 속에서 성립되는 용어이지. 교사라는 일반 집단, 학생이라는 일반 집단에게 무리하게 강요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스승이라는 낡은 용어를 폐지하고 교육의 날 내지는 교사의 날.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것은 그냥 이름을 바꾸는 건데. 교육의 날이나 교사의 날로 바꾼다면 어떤 차이가 있게 될까요?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저희는 날짜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 된 유래가 살펴보면 어느 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들을 병문안했다는 것을 기념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학생의 날이라고 얘기하는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에 비할 때 역사적인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5월 10일 교육 민주화 선언일이라든지, 다른 날로 좀 바꾸고. 명칭도 바꿈으로써 이 스승의 날이 그동안 안고 있는 부정적인 아우라 내지는 대중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내는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스승의 날이 대중들에게 부정적인 아우라. 이런 것을 갖는 날이 돼버렸다는 말씀이네요.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예. 스승의 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카네이션이고요. 선물이고, 편지고. 또 어떻게든 선생님에게 무언가 감사를 표해야 하는 날. 이렇게 굳어져 버렸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좀 구분했으면 좋겠는 게. 비싼 선물이나 촌지는 없어져야 할 것이고 대부분 없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선생님에게 모처럼 늘 어버이날도 그렇고 어린이날도 그렇습니다만. 늘 그래야 하지만. 선생님에게 모처럼 카네이션 한 번 달아드리고 서로 웃으면서 어깨 두드려주고. 이런 날 하나 있는 게 그렇게 선생님들 입장에서 힘드신가요?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그러니까 감사의 표현이라는 것은 문화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까 스승이라는 용어를 교사와 대비해서 말씀드렸는데. 학생과 교사가 관계 속에서 정말 진정으로 스승이고 제자라고 인식하게 된다면 시기와 상관없이 그런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그런데 지금의 방식은 뭐냐면. 3월에 선생님과 학생들이 만났는데 불과 2개월 후인 5월에 감사하라고 강요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마치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인 양 강요하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도 학생 나름, 학부모도 학부모 나름, 교사도 교사 나름으로 굉장히 불편한 심리적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을 5월이라는 특정한 날에 정해서 그것을 마치 강요하듯이. 하나의 문화를 정리할 때가 되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 교육의 날이라는 게 정해진다면 그 날 뭘 해야 할까요?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교육의 날은 스승의 날과는 달리. 어쨌든 스승의 날은 교사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기본이라면. 교육의 날이라는 개념은 무엇이냐면 교육의 중요성, 그리고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하고. 교육을 어떻게 하면 더 지금보다 나은 상태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토론하고, 고민하고, 성찰하는 날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그런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의 말씀 들어봤고요. 이어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입장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김재철 대변인 연결합니다. 김 대변인님 안녕하십니까.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예.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방금 송재혁 대변인 말씀하신 것 들으셨죠?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예. 들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스승의 날은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날짜도 옮겨서 교육의 날로 바꾸고, 교사의 역할과 교육의 중요성, 또 교육 발전에 대해서 사회적인 토론을 벌이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데. 일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글쎄요. 저희는 두 가지 측면이 금방 머리에 떠오르는데요. 저희가 스승의 날이라고 하는 부분은 5월 15일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날로 정한 부분이고요. 그 다음에 교사의 날,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우리나라에서 스승이라고 하는 명칭은 외국과 많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개념이 아니고, 스승과 제자 사이,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서 인간적인 관계를 정해서 교육적인 역할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개념으로써 스승이라고 이름을 붙인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하게 교육적인 관계만 가지고 이름을 바꾸고 날짜를 옮기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만약 그쪽에서 제안하신 대로 교사의 날이라고 바꾸면, 이것은 더 안 좋은 게 무엇이냐면. 그러면 학교에서 교감의 날, 학교장의 날도 정해야 해요. 그리고 또 교사라고 하는 순간 이미 학교 내에서 교사, 교감, 교장으로 구분시키는 하나의 안 좋은 인식이 있기 때문에.

▷ 김성준/진행자:

그런 취지는 아니겠죠.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 다 포함한 거겠죠.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교사만 날을 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스승의 날로 정하는 게 모두를 다 통칭할 수 있는 더 큰 의미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현실적으로 지금 전교조 선생님이든, 아니면 교총 소속 선생님이든 간에. 스승의 날이 굉장히 난감한 날이 된 것은 사실인가요?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그것은 물론 그런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게 뭐냐면. 일부의 안 좋은 인식 내지는 부정적인 부분을 가지고. 이것을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은 오류가 있고요. 특히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고 얘기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렇게 폐지를 주장하는 측면에서 보면 진심으로 폐지를 주장하기보다는. 방금 말씀하신 대로 학교 행정의 그와 같은 씁쓸한 마음을 그런 쪽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고요. 더 나아가서 지금은 교육 현실도 과거에 비하면 스승의 날 자체를 순수하고 본래의 의미를 되살리는 쪽으로 변모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을 고려해보면 폐지라고 주장하기보다는 그래도 이날의 본래 의미를 좀 살리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까 송 대변인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까 우선 학생들에게 약간 강요의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3월 달에 처음 입학한 학생들 같은 경우, 3월에 학교 와서 처음 선생님 만났는데. 두 달 남짓 지난 다음에 벌써 감사의 마음을 표해야 한다는 것도 어색하다. 그러니까 날짜도 좀 옮겨야 할 것 같고. 스승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표현 자체가 민주적인 시민 교육의 장으로서 학교에서 그렇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이런 말씀을 하시던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저는 그렇게는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그게 일부 안 좋은 면들이 부각이 되다 보니까 그런 인식들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런 식이 전 학교에 다 팽배해있다면 안 하는 게 좋죠. 그런데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최근에 와서는 의미를 살리는 쪽으로 많이 노력하고 변모가 되고 있고요. 또 제가 볼 때는 5월 15일 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왜 하필 3월 신학기 이후에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부분은 제가 볼 때는. 5월 15일이 됐든 그게 9월이 됐든, 12월이 됐든 큰 문제는 없는데요. 제가 볼 때는 그래도 5월 달이 합당하다고 보는 게 뭐냐면. 저는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는 게 무엇이냐면요. 그나마 그래도 5월 15일이 있어서 3월 신학기 이후에 두 달 정도 지나서 그래도 학생에 대해서, 학부모에 대해서, 선생님이 한 번 더 관계를 되짚어보고 2개월 정도의 교육 활동에 대해서 반성도 해보고요. 또 학생들, 학부모도 그동안 해온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한 번 되돌아보고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교육 본질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회복할 수 있는 빠른 시간이 저는 그나마 5월 15일이 좋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에 남아있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러면 가장 학생이나 학부모, 선생님께서 바람직한 교육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하게 마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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