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 논란' 영국 아기 알피 끝내 하늘나라로

연명 치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국 아기 알피 에번스가 23개월의 짧은 생을 뒤로 하고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에번스의 부모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피의 사망 소식을 전했습니다.

엄마 케이트 제임스(20)는 "오늘 새벽 2시30분에 우리 아기에게 (천사의)날개가 돋아났다. 가슴이 찢어진다. 지지해준 모든 이들에 감사한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아빠 토마스 에번스는 "나의 검투사가 항복했고 날개를 얻었다. 가슴이 찢어진다. 아들아, 사랑한다"고 적었습니다.

희소병으로 영국 리버풀의 올더 헤이 아동병원에 입원해 있던 알피는 지난 23일 연명 치료를 중단하라는 영국 법원의 판결로 생명 유지장치가 제거됐으나, 닷새 가량 자가호흡을 하며 사투를 벌여왔습니다.

병원 측은 알피가 회생 가능성이 없는 반(半)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 있어 더 이상의 연명 치료는 무의미할 뿐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더하는 비인간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연명 치료 중단을 결정했으나, 알피의 부모는 생명을 포기할 수 없다며 병원을 상대로 법적 투쟁을 진행해왔습니다.

알피의 아버지는 연명 치료를 계속하게 해달라는 자신들의 요청이 영국 법원에서 번번이 기각되자 지난 18일 교황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바티칸으로 건너갔습니다.

이를 계기로, 알피를 둘러싼 연명 치료 논란은 영국을 뛰어넘어 초미의 국제적 관심사가 됐습니다.

교황은 당시 알피의 아버지에게 "오직 하느님만이 생명을 주관할 수 있다"며 알피가 교황청 산하 아동전문병원인 제수 밤비노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교황이 알피의 연명 치료 지원 의사를 밝히자 이탈리아 정부도 알피에게 시민권을 발급해 알피를 로마로 데려와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나, 영국 항소법원은 알피에 대한 사법 관할권이 영국에 있다며 이송을 끝내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