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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 따라갔더니 통제구역…대중교통은 '그림의 떡'

<앵커>

내일(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불편은 혼자 힘으로 다니는 것도 어렵게 하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중교통 시설에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1급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의 지하철 이용은 도전의 연속입니다. 육중한 유리문 앞에서 뚝 끊어진 점자블록.

앞사람이 지나고 난 뒤 닫히는 문에 다치기 일쑤입니다. 점자블록이 엉뚱한 곳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홍서준/시각장애 1급 : 여기로 굳이 안내해서…어우, 여기 사무실이네.]

길이 여러 갈래로 난 환승역에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립니다. 역 밖으로 나가려 해도 몇 번 출구인지 알려주는 점자 표시가 없고,

[홍서준/시각장애 1급 : 여기를 내려가면 '좌측은 5번이다', '우측은 6번이다' 이런 식으로 점자안내가 있어야 맞아요.]

에스컬레이터를 타려 해도 점자블록은 계단으로만 이끕니다.

[홍서준/시각장애 1급 : 일부러 우리가 좋은 기계 놔두고 계단만 이용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정류장에서는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으면 버스를 탈 수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버스 노선을 점자로 안내해주는 정류장은 절반도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시각장애인의 버스 이용률은 지난해 11.1%에 불과합니다.

고속버스는 더 어렵습니다. 현행법에는 터미널 주 출입구에서 매표소와 승강장까지 점자블록을 설치하게 돼 있지만, 이 터미널에는 점자블록이 아예 없습니다.

[이건범 (시각장애 1급)/한글문화연대 대표 : 이거는 물어보지 않고는 (다니는 게) 불가능해요. 들어섰을 때부터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사람 한 사람 정도는 배치돼야…]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이동 편의 증진법이 제정된 건 2005년. 그로부터 13년이 지났지만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시외 외출 빈도는 3배 가까이 차이가 날 만큼, 여전히 장애인 이동권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장현기, VJ : 김형진, CG : 박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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