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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알면서도 가해 의사 감싼 병원…결국 그만둔 피해자

<앵커>

이렇게 폭행 가해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전문의가 됐지만 피해 간호사는 후유증을 견디지 못하고 병원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직원 사이에 벌어진 구타인데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며 상습 폭행을 외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국대 일산병원은 가해 의사의 폭행에 관해서는 단 한 번도 징계를 논의하는 위원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직원 간의 폭행인데도 개인 애정사 문제라서 병원 고충 처리로 다루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더구나 가해 의사가 진료기록 무단 열람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폭행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간호사 A 씨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A 씨는 일하던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폭행 때문에 수십 차례 치료와 진료를 받았습니다.

당시 진료 기록에는 심하게 다쳐 병원에 실려 온 A 씨가 '잘못했어요란 말만 반복한다'고 까지 적혀 있습니다.

병원이 폭행을 일찍 알았을 것이란 근거는 또 있습니다.

[피해 여성 : 정형외과 교수님이 제 상처를 보시고서 '혼자 다친 거 절대 아니라고 이거 누구한테 맞은 거지?']

오히려 병원 내에서 자신을 보는 시선이 따가웠다고 주장합니다.

[피해 여성 : 멍들고 이런 게 많았기 때문에 그런 게 다 알려졌는데, 병원에서의 사람들이 말하는 분위기도 다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마음의 상처를 견디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하며 버텨야 했습니다. 지각할 때는 망신을 주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피해 여성 : 출퇴근 시간을 일일이 손으로 다 기록을 써라. (기록지가) 보여지는 간호사들이 있는 곳에 배치를 해 놓고선….]

A 씨가 보기에 병원이 의사에게는 너그러웠습니다. 시험 준비를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시켜줬다는 겁니다. 덕분에 가해 의사는 이듬해 1월에 치러진 전문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던 A 씨는 견디지 못해 자살시도까지 했고 지난해 5월 병원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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