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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포장 치킨 IN 일회용 커피 OUT…서울 버스 바뀌는데 지하철은?

[리포트+] 포장 치킨 IN 일회용 커피 OUT…서울 버스 바뀌는데 지하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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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앞 알쏭달쏭 사람들
'방금 산 커피라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버스에 들고 타도될까?'
'가족들이랑 먹으려고 산 치킨, 들고 타면 안 되나? //
서울시가 오늘(2일)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 금지와 관련된 세부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서울특별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가 일부 개정되면서 지난 1월 4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내 음식물 반입이 제한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정확한 기준이 없어 시민들의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 '일회용 컵 음료 안 돼요'…서울 버스 반입 금지 음식물은?

서울시가 발표한 세부 기준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우선 이 기준은 초록색 지선버스와 마을버스, 파란색 간선버스, 빨간색 광역버스, 노란색 순환버스 등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모든 시내버스에 적용됩니다. 버스 기사가 운송을 거부할 수 있는 음식물은 '가벼운 충격으로 인해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거나 샐 수 있는 음식물' 또는 '포장돼 있지 않아 차 안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입니다.

가벼운 충격이란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린 경우 등을 말하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와 컵에 담긴 치킨, 떡볶이 등의 음식물은 버스에 들고 탈 수 없습니다. 또 흔히 '캐리어'라고 불리는 일회용 컵 운반 용기 등에 담긴 음식물도 반입이 금지됩니다. 빨대가 꽂힌 캔, 뚜껑이 없는 플라스틱 병 등에 담긴 음료와 음식물도 버스에 가지고 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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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만 제대로 했다면 버스에 반입할 수 있는 음식물도 많은데요. 종이상자 등으로 포장된 치킨이나 피자는 버스에 들고 탈 수 있습니다. 입구를 따지 않은 캔, 뚜껑이 닫힌 플라스틱 용기, 밀폐된 텀블러 등에 담긴 음료와 음식물도 반입이 가능합니다. 또 시장과 마트에서 구입한 소량의 식재료는 비닐봉지 등에 담으면 버스에 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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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반입 금지 음식물 세부 기준 (표)
버스 내에서 음식물을 먹는 승객은 운전자가 하차시킬 수 있다(강조)
출처: 서울시 //
■ 서울시, 조례 개정한 이유는?…3년 전부터 음료 반입 금지한 곳도 있어

서울시가 조례를 개정하며 세부 기준까지 마련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버스 내 음식물 반입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버스에서 누군가 흘린 음료로 피해를 봤다는 시민들의 경험담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커피부터 어묵 국물까지, 타인이 들고 탄 음식물이 바닥에 쏟아져 있거나 옷에 묻어 짜증이 났다는 글도 여러 개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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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경험담 사례
마을버스에서 옆 사람이 제 코트에 커피 흘렸는데, 출근 중이라 갈아입지도 못하고 짜증 났어요
어묵 국물 들고 탄 사람 봤는데 조심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저를 째려보더라고요
졸다가 컵 떨어뜨려서 커피가 온 바닥에 흐르는 거 봤어요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버스 내 음식물 반입을 금지한 곳도 있습니다. 대구시는 서울시 발표보다 3년 앞선 2015년부터 테이크아웃 컵에 담긴 커피 등 내용물을 흘릴 수 있는 음료의 시내버스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버스 기사님들로부터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와 2015년부터 안내 방송을 하는 등 음료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음료 반입을 자제해달라는 안내 방송을 시작했고 지난 1월부터 음식물을 버스에 들고 타는 것을 제한했는데요. 시내버스 기사마다 제한하는 음식물의 종류가 달라 혼란스럽다는 시민들의 불만에 따라 구체적인 세부 기준을 마련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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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 "진작 이렇게 했어야지"…음식물 반입 금지, 지하철도 확산되나?

서울시 발표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조심히 들고 타는 사람도 많다", "바빠서 이동 중에 식사하는 사람도 있는데 무조건 규제는 심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면, "진작 이렇게 했어야 한다", "대중교통에서 풍기는 음식물 냄새는 진짜 민폐"라며 규제를 환영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버스와 비슷한 민원이 제기되는 지하철에도 이런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는 지하철 노약자석에서 컵라면을 먹는 학생들의 모습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음식물은 열차에 타기 전이나 내리고 난 후에 섭취'하라는 안전수칙을 두고 있지만 이는 권고 사항으로 어겼다고 해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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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도 음식물 반입 금지해야 할까?
컵라면 섭취하는 사람들 그래픽
서울교통공사
대중교통 내 음식물 섭취를 막으려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사의 운송 거부뿐 아니라 법적인 제재가 있어야 경각심을 가지고 타인에게 피해 주는 일이 줄어든다는 겁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서는 대중교통 내에서 음식을 섭취하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내부와 정류장에 세부 기준을 알리는 홍보물을 붙여 시민의 혼란을 줄이고 시내버스 운전자를 대상으로 관련 교육도 제공할 방침입니다.

서울 시내버스 일부 음식물 반입 금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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