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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춘분에 춘설 몰고 온 꽃샘추위…주말에 물러갈 듯

[취재파일] 춘분에 춘설 몰고 온 꽃샘추위…주말에 물러갈 듯
잔뜩 흐린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좀처럼 보기 힘든 춘설이 공교롭게도 춘분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중부보다 따뜻해야 할 남부지방에 말입니다. 쌓인 눈도 보통수준은 넘습니다. 사람도 차도 모두 엉금엉금, 계절이 겨울로 돌아선 모습니다.

수도권에 계신 분들이야 실감할 수 없지만 충청과 남부에는 10cm가 넘는 적설을 기록한 곳이 많아 대설특보가 발효 중입니다. 겨울에도 보기 힘든 함박눈을 봄에 그것도 3월 하순에 보게 되니 정말 춘분이 맞나 싶을 정돕니다.

이번 눈은 오늘(22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방에 내리겠고, 동쪽 산지 그러니까 강원과 경북 북동부에는 최고 20cm가량의 폭설이 쏟아지겠습니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5에서 10cm가량의 눈이 쌓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기온도 낮은 만큼 빙판길이 우려되니까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꽃샘추위야 매년 찾아오는 흔한 현상이지만, 3월 하순에 내리는 큰 눈은 쉽게 기대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했거든요. 이제는 봄 날씨가 정착해야 할 춘분 절기에 정신없이 퍼붓는 함박눈은 정말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드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월 춘설이 아주 이상한 기상현상은 아닙니다. 꽃샘추위가 밀려올 때 남쪽으로 발달한 저기압이 통과하는 경우 두 공기가 격렬하게 섞이면서 눈구름이 발달하게 되거든요. 특히 겨울보다 높은 기온에 수증기 양이 늘면서 폭설이 쏟아지곤 합니다.

2004년 3월에 쏟아진 폭설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3월 5일 대전에 쏟아진 49cm의 폭설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요, 고속도로를 거대한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렸죠. 멈춰버린 차 속에서 긴급 공수된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추위와 씨름하던 안타까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대구 경북 폭설
2004년 3월 중부의 폭설에 이어 2005년에 3월에는 동해안과 영남에 폭설이 이어졌습니다. 2년 연속으로 3월 눈 폭탄이 터진 셈인데 부산에는 3월 6일 37.2cm의 기록적인 눈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마비 상태였습니다.

상상하는 것 이상의 눈이 쌓인 적도 있습니다. 1989년 3월 7일 대관령에는 177.7cm의 눈이 쌓였는데, 3월 적설량으로는 최고 기록입니다. 웬만한 집의 처마까지 차오른 눈 때문에 오고 가는 일 자체가 큰일로 변해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습니다.

서울에도 3월에 그것도 하순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경우가 있는데요, 1922년 그러니까 거의 100년 전, 3월 24일에 31cm의 눈이 쌓인 적이 있습니다.

눈도 눈이지만 이번 꽃샘추위가 몰고 온 바람도 대단합니다. 특히 영남 해안과 전남 남해안 곳곳에는 꼬마 태풍에 맞먹는 초속 20m의 강풍이 이어지고 있어서 걱정인데요, 일단 오늘이 지나면 바람이 조금 잦아들 것으로 보이니까 피해 없도록 조심하셔야 하겠습니다.

전국적인 눈도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 서서히 그칩니다. 내일 오후부터는 다시 맑고 깨끗한 공기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꽃샘추위는 금요일 아침까지 조금 더 이어지겠고 주말 이후에나 완전히 물러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꽃샘추위가 물러가면 이번 주말 날씨는 무난하겠는데요, 따뜻한 햇볕을 느끼면서 봄꽃축제에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늘 것으로 보이는 초미세먼지에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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