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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 용기 얻어"…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 상담 23% 증가

"'미투'에 용기 얻어"…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 상담 23% 증가
'미투' 운동 이후 한국여성의전화에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이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는 오늘(8일)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통계 분석'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6일까지 접수된 성폭력 피해 상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측은 "이는 미투 캠페인이 가해자가 유명인인 사례나 언론 보도를 통한 고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간 성폭력 피해 상담 100건 중 28건에서 '미투' 캠페인이 직접 언급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투 캠페인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거나 피해 경험이 상기돼 말하기를 결심했다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대로 두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아서', '이제는 그 일이 성폭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라고 말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상담 사례 2천55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폭력 피해가 29.5%로 가장 많았고 가정폭력 28.1%, 데이트폭력 13.8%, 스토킹 8.8% 등의 순이었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를 보면 피해자가 여성이면서 가해자가 남성인 사례가 94.9%로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과거나 현재의 배우자, 과거나 현재의 애인, 데이트 상대자 등이 가해자인 경우가 45.9%를 차지했습니다.

여성 폭력 피해 다수가 남성에 의해 발생하고,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33.9%가 성폭행·성추행이었고, 성적 모욕·비난·의심이 14.9%를 차지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는 직장 관계자가 24.4%로 가장 많았고, 전·현 애인, 데이트 상대자 등이 23.7%, 친족 및 전·현 배우자가 14.8%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전체 성폭력 피해의 85%가 피해자와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했는데, 이는 성폭력이 낯선 사람 혹은 일부 병리적 개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통념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여성의전화 측은 지적했습니다.

성폭력 피해 중 상담 내용에 2차 피해 경험이 드러난 사례도 19.3%로 다섯명 중 한 명 꼴에 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피해자와 가해자의 주변인과 가족에 의한 피해가 44.5%로 가장 많았고, 직장에서의 피해가 18%, 경찰·검찰·법원 등에서의 피해가 17.5%였습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겪게 되는 '역고소'의 심각성도 지적됐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2017년 지원했던 '역고소' 피해 사례는 18건이었는데, 이중 16건은 가해자가 고소한 사례였습니다.

무고가 6건, 명예훼손이 4건으로 역고소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모욕, 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 사기, 가택침입, 재산 분할 등도 있었습니다.

2건은 검사에 의한 무고 인지였습니다.

여성의전화는 "가해자에게 매뉴얼처럼 자리 잡은 역고소로 인해 피해자는 정서적·경제적 피해뿐 아니라 성폭력 피해 자체가 부정되는 극심한 고통에 놓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현실은 결국 피해자가 피해를 제대로 말할 수 없게 하고,폭로나 익명 고발 등 다른 방법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하기도 하며, 역고소 피의자가 되기를 감수하며 피해를 고발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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