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남궁연 성폭력 5번째 피해자의 폭로글

김수형 기자 sean@sbs.co.kr

작성 2018.03.07 21:26 수정 2018.03.07 22:11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 SBS에 보내온 남궁연 씨 5번째 성폭력 피해자의 글을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일부 용어는 블라인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서 폭로해 주신 네 분(A 씨, B 씨, C 씨, D 씨로 표기 하겠습니다.)의 용기에 힘입어 고심 끝에 다섯 번째 폭로자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저는 2천 년대 중반쯤 남궁 씨와 잠시 함께 일을 했던 사람입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저는 일을 하고 싶었고, 남궁 씨가 저에게 일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시의 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잡아야만 하는 지푸라기였습니다.

그 후 남궁 씨는 일을 빌미삼아 저를 자택에 불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자택에서 일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는 자신이 지압인지 혈자리인지의 치료를 할 줄 안다며, 당시 웹상에 있던 본인 관련 기사를 보여 주었고, 그렇게 신체적 접촉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을 빌미로 저를 자택으로 부르는 일이 잦아졌고, 지압과 치료라 이야기하는 추행의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지압 치료를 하게 브래지어를 벗어라. **의 혈자리가 있으니 팬티를 벗어라... 일에 대한 저의 간절함을 알았는지 그 후로는 더욱 노골적인 추행을 이어갔습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키스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키스를 했고, **는 해 봤느냐? ****은 느껴 봤느냐? 등등의 말을 하며 저를 전라 상태로 만들어 ******** 등의 유사 성행위를 지속 했습니다.

왜 거부하지 못했냐. 벗은 네가 잘못이다 라고 질타해도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저에겐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제가 그를 거부하면 일도 꿈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기에 저는 무력하게 추행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 아래층에는 녹음 스튜디오가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튜디오는 완벽한 방음이 되는 공간입니다. 반항하고 소리쳐도 아무 소용없다는 이야기지요.

추행에 관한 묘사는 이 만큼을 적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제가 오랜 시간 침묵해야했던 구체적인 저의 피해 내용이 아닙니다. 저는 앞의 네 분과 저 말고도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 감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용기가 부족하여 비록 5번째 폭로자가 되었지만 제 글을 읽고 부디 다른 피해자 분들도 용기를 갖고 제 6, 제 7, 제 8...의 폭로를 하실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남궁 씨라는 한 사람의 가해자에게서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시 어리고 돈도 없고 권력도 없었던 저는 그를 용서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용기 내어 고백해 주신 A 씨를 보고, 제가 한 것은 용서가 아니라 굴복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또한 진정 제가 용서를 하지 못했다는 반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A 씨, B 씨, C 씨, D 씨. 저와는 모두 일면식도 없는 분들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폭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침묵을 지켜야만 하는 사회 구조 변화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더 이상 미투를 외치는 성폭력의 피해자가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저도 미투에 동참합니다. 

▶ "남궁연에게 수십 차례 성폭력" 5번째 폭로자 나왔다
▶ 남궁연 피해자 3명 "비슷한 수법…더 많은 피해자 있을 것"
▶ "법적 대응 나서겠단 남궁연…공익 위해 공동 대응"
▶ [풀영상] "피해자 또다시 짓밟아" 남궁연 성폭력 피해자 3명이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