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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들어간 '공짜 사무실'…화투판 벌인 퇴직 공무원들

<앵커>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공공건물에 가보면 '00우회'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일하다 퇴직한 공무원들 단체인데, 지자체들이 이들에게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공간을 내주는 건지 저희 취재진이 서울 25개 구청에 직접 정보 공개를 청구해 알아봤습니다.

기동취재,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청이 관리하는 국가 소유 건물입니다. 송우회라는 팻말이 걸린 사무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을 들어가보니

[계십니까?]

남자 4명이 모여 화투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청 퇴직자 : (국가 건물엔 어떻게 입주하신 거예요?) 여기는 구청이 관리하고 있어요. 우리는 퇴직 공무원들이고.]

송파구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공무원 모임 2곳에 구청은 104㎡, 31평 넓이 공간을 공짜로 쓰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청 관계자 : 그분들한테 사무실 공간을 무상으로 주는 것 자체는 맞는 상황은 아닌 거죠. 그동안 그분들이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 그 지역을 위해서 봉사를 하시고… (고스톱을 치고 계시더라고요.) 맞지 않죠. 이렇게 만약 하셨다고 하면.]

서울 강남구청의 퇴직 공무원 모임 '강우회'도 구청 소유 건물에 떡하니 입주해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청 퇴직자 : (월세를 내시는 건 아니고요?) 그것(월세)은 안 주고. 선배들 예우로 여기서 모여서 의논하고 모임을 갖고 그러는 거지.]

이 지역에서 이 크기 사무실을 얻으려면 얼마나 드는지 알아봤습니다.

['공짜 임대' 사무실 인근 부동산 : 여기는 완전히 (사무실이) 포화 상태예요. (지하는요?) (보증금 3천만 원에) 월 150~170만 원 정도.]

서울 25개 구청에 정보 공개를 청구하고 직접 취재해 알아보니 23개 구청이 공간을 내주고 있고, 이 중 17곳이 공짜였습니다.

일부 구청은 정보 공개 청구에 응해 임대 내역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현장을 확인한 결과, 서초구청은 구청 소유 사무실을 12년 동안이나 공짜로 내주고 있었고, 강서와 양천·서대문·광진구청 역시 답변과는 달리 구청 소유 사무실을 공짜로 내주고 있었습니다.

[박근용/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공공시설을 퇴직 공무원들의 사적인 친목 모임에 공짜로 임대하는 것은 공공시설의 낭비이고 선후배 공무원들 간에 특혜 주고받기입니다.]

구청 퇴직자 단체들의 상급 단체 격인 시우회에 지역과 주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문의했지만 시우회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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