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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만화계도 '미투'…"시사만화 거장 박재동 화백이 성추행"

<앵커>

지금부터는 우리 사회 부끄러운 민낯을 고발하는 성폭력 폭로,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예술계와 대중문화계를 넘어 이번에 시사만화의 거장 박재동 화백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피해자의 말을 한번 직접 들어보시고 시청자 여러분께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노유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현직 웹툰 작가인 이태경 씨는 지난 2011년 결혼을 앞두고 끔찍한 경험을 했습니다. 평소 선배이자 시사만화의 거장으로 알려진 박재동 화백에게 주례를 부탁하려고 만났다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이태경 작가/성추행 피해자 : (주례를 부탁드리려고 갔는데) 반갑다면서 제 허벅지를 이렇게 쓰다듬으시는데, 옆에서 이렇게 손이 들어오니까 손에 한 중간 정도까지 치마 아래로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거예요.]

성추행뿐 아니라 성희롱도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이랑 만나 본 적 있냐고 물어본 뒤) 두 사람 모두랑 성행위를 해봤니 그러시는 거예요. 또, 너 내가 주례해주면 너는 어떻게 해줄 건데 대뜸 나랑 호텔에서 춤 한 번 춰줄 수 있겠냐고 그러는 거예요.]

차마 후배한테는 할 수 없는 말까지도 거리낌 없이 했습니다.

[(박재동 화백이) 턱 아래쪽으로 이렇게(쓰다듬더니) 태경아 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어 이렇게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 사건 직후 곧바로 따지지 못한 게 후회됐습니다.

[문제 제기를 해야 된다고 저희도 이야기를 했지만, 결혼을 해야 되니까 이게 너무 불미스러운 일인 거예요.]

피해자 이 씨는 지난 2016년에서야 자신이 삽화가로 참여한 한국만화가협회 공정 노동행위 및 성폭력 사례집에 이런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러자 박재동 화백이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례 내용이 자신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네가 제보한 것이냐고 거듭 캐묻기만 했습니다.

피해자는 2차 피해를 본 겁니다.

[박재동 화백-이태경 작가 통화내용 : 만약에 이건 가정인데 만약에 네가 사례집에 그걸 썼다고 그러면 만약 그럼 너하고 얘길 해보고 당사자랑 얘기를 해보고….]

박재동 화백은 SBS와의 통화에서도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밝혔습니다.

[박재동 화백 : 그런 건 좀 기억이 없는데. 성희롱할 생각도 없었고 내 기억에. 근데 우리가 그때 막 친하게 다 지내고, 격의 없이 다 이야기했기 때문에 무엇을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박 화백은 이뿐 아니라 지난해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적 발언을 했습니다.

박 화백은 수업 도중 "여자는 보통 비유하기를 꽃이나 과일이랑 비슷한 면이 있다. 상큼하고, 먹음직스럽고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씨를 얻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박 화백은 세 차례에 걸쳐 공개 사과해 파문을 겨우 가라앉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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