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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 증시, 아직은 견딜만한 '인플레이션 공포'

[월드리포트] 미 증시, 아직은 견딜만한 '인플레이션 공포'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설 연휴로 우리 증시가 휴장인 가운데 드디어 발표됐습니다. 1월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이 시장전망치를 웃돈 2.9%를 기록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속도에 대한 '물증'을 원했던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해서 기다렸던 지표입니다. 미 언론들은 1월 CPI가 최근 10년 내 발표된 그 어떤 통계치보다 중요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발표된 수치를 보면 1월 미국의 CPI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0.5% 상승했습니다. 시장전망치 0.3%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전년 대비 역시 시장전망치 1.9%보다 높은 2.1%를 기록했습니다. 가격 변화가 큰 음식과 에너지 부분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시장전망치 0.2%), 전년 대비 1.8%(시장전망치 1.7%) 올랐습니다. 전년 대비 CPI 2.1%, 근원 CPI 1.8% 상승은 지난해 12월 수치와 같습니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1월 근원 CPI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를 한 부분은 의류비였습니다. 의류비는 CPI의 약 3%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월간 단위로 1.7% 상승했습니다. 특히 여성 의류 부문이 3.4%나 올랐습니다. 주거비, 의료비 부담도 컸던 것으로 나왔고 자동차 보험료가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1.3%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외국산이 많은 의류를 제외하면 대부분 물가 상승 요인이 내재적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초기 모습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오늘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이런 우려들을 불식하고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아침 8시 반 CPI 발표 직후 다우 지수는 200p 이상 하락 출발했지만 곧 시장은 '과도한 우려'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물가상승에 따른 긴축적 통화정책, 기업들의 차입비용 증대가 예상되지만 이를 능가할만한 기업들의 실적과 탄탄한 고용시장,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경제를 감안하면 아직(!) '공포'에 이를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진단 같습니다. 

증시가 좋은 흐름을 이어간 배경에는 1월 소매판매 실적이 있었습니다. 0.2% 늘어날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과는 달리 1월 소매업체 매출이 0.3%나 줄어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수치는 당초 발표된 0.4% 증가에서 0%로 수정됐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 만큼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예상보다 빠른 미 연준의 긴축이 소비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겁니다.  

하지만 미국의 소매판매 부진이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금도 깎아줬고 임금도 올랐고, 여기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업률 등을 감안할 때 머지않아 연말 쇼핑 시즌 이후 잠시 쉬고 있던 소비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당장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2.92%까지 치솟았습니다. 당분간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또 하나의 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는 뉴욕 현지 시각 목요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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