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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명 아이돌, 엉터리 공연으로 석사…경희대 또 학위장사 의혹

<앵커>

지난달 SBS는 경희대가 아이돌 가수 정용화 씨를 박사과정에 부정입학시킨 사실을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유명 아이돌 가수가 논문 대신 기준에 못 미치는 허술한 공연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관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유명 아이돌 그룹 출신인 B 씨가 지난해 5월 6일이라며 길거리 공연 형식으로 노래를 부르는 영상입니다. B 씨는 이 영상으로 지난해 경희대 대학원에서 실용음악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학칙에 따라 졸업논문을 단독 공연으로 대체한 겁니다.

졸업 공연은 반드시 연주자와 함께 1시간 넘게 공연해야 하는데 B 씨는 연주자 없이 혼자 30분만 공연했습니다. 영상은 물론 공연 수준도 다른 졸업공연에 비해 떨어집니다.

졸업공연은 공연장과 장비 대여로 수천만 원까지 드는 탓에 이 방식으로 학위를 딴 건 지금까지 3~4명 정도입니다.

[대학원 졸업생 :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제 기억으로는. 그걸 준비하는 것들이 하나라도 잘못되면 안 될 정도로 굉장히. 버스킹 정도 가지고는 안 되고….]

그런데도 B 씨는 교수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B 씨가 공연한 경희대 노천극장은 사용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8천 명이 넘는 관객이 들어올 수 있어 주로 규모가 큰 학교행사 장소로 이용돼 왔습니다.

SBS 취재결과 B 씨가 공연했다는 당일 노천극장에서는 어떤 공연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 관계자 : 공연이라는 건 없었어요. 5월뿐만 아니라 작년 4·5·6·7·8월 쭉 찾아봤어요. (학생들이 행사를 한다거나 공연을 한다고 할 때 장소 제공을 하시나요?) 미안한데 안 빌려줘요.]

더구나 B 씨의 졸업공연을 심사하기로 된 교수의 말은 공연의 실체를 더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졸업공연 주심 교수 : 심사위원장이었다고 저도 최근에 들었어요. 잘 기억이 안 나고 일단은 학과에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영상이 있는지.]

B 씨는 SBS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고 소속사 역시 어떤 답변도 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B 씨의 석사 학위취득에 대해 제보를 받아 수사를 검토 중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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