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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 쇼핑몰의 헬스 클럽, 천덕꾸러기의 변신

[월드리포트] 미 쇼핑몰의 헬스 클럽, 천덕꾸러기의 변신
가장 좋은 운동이란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지면 미국의 많은 공원이나 강변길 또는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달리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나 좋은 풍광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혼자서 하는 운동을 계속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파트너가 있다면 같은 운동을 할 수도 있는 피트니스 센터나 헬스 클럽은 어떨까요? 지난 2016년 기준 미국의 피트니스 센터나 헬스 클럽의 회원권 수는 5천7백25만 개로 집계됐습니다. 일부 중복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인 6명 가운데 1명 꼴로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뉴욕 시내만 해도 한 달에 우리 돈으로 11,000원 정도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체인 형태의 피트니스 센터가 많습니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미 소매업계의 얘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습니다. 한 때 134.51 달러나 했던 유명 유통업체 시어스의 주가는 이달 초 2.49달러까지 곤두박칠쳤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장기 경영실적을 종합해볼 때 기업 존속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우울한 소식 밖에 없는 전통 소매업계에 최근 피트니스 센터나 헬스 클럽이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전통적 쇼핑몰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는 겁니다. 모든 사람들이 직접 와서 물건을 사던 시절 대형 쇼핑몰은 헐렁한 운동복 차림의 땀내 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내주는데 매우 인색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쇼핑몰에 체육시설이 들어서는 경우는 그 전과 비교해 2배나 늘었습니다. 대신 전체 쇼핑몰의 70%를 차지하던 의류 매장은 40%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헬스클럽 운동시설 (사진=픽사베이)
그 빈 자리를 어느 정도나마 채워주고 있는 게 체육관 외에도 수영장이나 아이스링크장 또는 다른 레크레이션 시설들입니다. 모든 회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1주일에 서너 번,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하고 바로 옆 식당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거나 집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 가는 게 온라인 쇼핑만큼이나 편리하다는 게 이용객들의 얘기입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피트니스 센터 또는 헬스 클럽 회원권 소지자의 40% 이상은 가구당 년 소득이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1천 만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한 때 천덕꾸러기였던 체육관이 이제는 먹고 즐기고 물건을 사는 쇼핑몰의 허브가 된 셈입니다. 애플 스토어, 테슬라 매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사람들을 모아줄 수 있는 중심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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