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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남북 단일팀, 북한 공격수 2번 라인 출격 전망

북한 에이스 정수현, 새러 머리 감독에 눈도장

[취재파일][단독] 남북 단일팀, 북한 공격수 2번 라인 출격 전망
● 새러 머리 감독이 눈여겨 본 북한 선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급하게 추진되고 있던 지난달 16일, 새러 머리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맞붙었던 북한 선수 가운데 실력이 돋보였던 선수, 단일팀에 뽑을 만한 선수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에서 몸을 날려 슛을 막는 북한 정수현
새러 머리 : 등번호 23번 선수가 좋았습니다. 그 선수는 우리와 맞대결에서 얼굴로 슛을 막는 등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공격수로는 7번, 6번 선수, 수비수로는 11번, 5번 선수가 괜찮았습니다.

강릉 세계선수권 남북 맞대결에서 실제로 몸을 날려 머리로 슛을 막은 선수는 23번이 아니라 7번이었습니다. 맞대결 이후 9개월 정도가 지난 데다 갑작스런 질문에 새러 머리 감독이 번호를 착각하긴 했지만, 확실한 것은 머리 감독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보인 (실제 등번호 7번의) 북한 선수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여기에 괜찮은 공격수로 가장 먼저 꼽은 등번호도 7번이었습니다. 즉 공수에 걸쳐서 한 선수를 눈여겨 본 셈입니다.

● 북한 에이스 정수현, 단일팀 2번 라인 출격 준비 

당시 등번호 7번을 달았던 선수는 이번에 단일팀 멤버로 한국을 찾은 북한의 공격수 정수현입니다. 정수현은 지난해 강릉 세계선수권에서는 2골에 2개의 어시스트로 북한 선수 가운데 최다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신장 160cm에 몸무게 58kg으로 신체 조건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북한 선수 중에서는 기술도 좋고, 스피드와 근성도 뛰어납니다.

그리고 지난 1일 정부에서 공개한 단일팀 훈련 영상을 보면 정수현은 이번에도 머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습니다. 남북 단일팀에서 등번호 26번을 받은 정수현은 한국의 1,2라인 선수들과 함께 빙판을 지치고 있습니다. 또 잠깐 비춰지긴 하지만 33번의 북한 수비수 최정희도 이들과 함께 훈련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애초 북한 선수들을 출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4라인에 기용하겠다고 밝혔던 머리 감독이 생각을 바꿔 1~3라인에도 이들을 투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겁니다. (아이스하키는 골리를 제외하고 공격수 3명, 수비수 2명 등 5명의 필드플레이어가 한 라인, 한 조를 이룬 뒤 보통 4개 라인, 2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쉴 새 없이 번갈아 가며 경기에 나섭니다. 대부분 1,2라인의 전력이나 득점력이 좋고 3,4라인은 거친 수비로 상대를 지치게 하는 효과를 노리는데, 4라인(특히 수비수)의 경우 경기에 거의 투입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 한국(10대)-북한(20대)-미국 출신(30대) 공격수의 호흡은?  

한국대표팀의 주장이자 최고의 골잡이 박종아를 앞세운 1라인은 워낙 호흡을 잘 맞춰 온 만큼 북한 선수가 투입될 가능성이 적지만, 2라인과 3라인에는 북한 선수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정수현은 최근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박은정(캐롤라인 박)을 대신해 랜디 희수 그리핀, 이은지와 함께 2라인에서 집중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최소한 내일 스웨덴 전에는) 2라인으로 출전이 유력합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30살의 귀화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과 17살의 막내 이은지에, 22살의 북한 선수 정수현이 한 라인을 이룰 경우, 10대-20대-30대의 한국-북한-미국 출신 선수가 함께 뛰게 돼 더욱 화제를 모을 전망입니다.

올림픽 개막을 1주일 밖에 안 남긴 시점에서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고 라인을 바꿔 최선의 전력을 내기는 힘들 것입니다. 북한 최고의 선수라고는 해도 정수현이 2라인에 투입돼 전력이 크게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단일팀을 돌이킬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어떻게든 힘을 모아 차선의 전력은 냈으면 합니다. 선수들의 의견이나 여론을 무시한 채 성급하고 무리하게 만든 단일팀이고, 이에 대한 책임과 반성이 반드시 따라야 하지만... 그래도 북한 정수현의 패스를 받아 랜디 희수 그리핀이나 이은지가 골망을 흔든 뒤 함께 끌어안고 하나가 되는 장면을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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