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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승강기로 안전점검…생명 앗아간 '허술 법규'

<앵커>

지난달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60대 남성이 문이 열린 채 갑자기 추락한 승강기 때문에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한 달 전 안전점검에선 해당 승강기에 이런 추락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승강기를 텅 비운 채로 검사했던 겁니다. 하중을 싣고 하는 검사는 3년에 한 번이면 된다는 느슨한 법규 때문입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은 사고 이틀 뒤 승강기 합동 감식을 실시했습니다. 

빈 승강기는 정상 작동됐지만 20명이 탄 사고 당시를 가정해 1200kg의 무게를 가했더니 승강기가 아래로 미끄러지는 현상을 찾아냈습니다. 제동장치가 낡고 도르래와 로프가 닳아 마찰력이 떨어질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해당 승강기는 사고 한 달 전 정기검사에서 큰 문제 없이 통과했습니다.

한 달마다 하는 자체점검과 1년마다 하는 정기검사에는 하중을 싣는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3년마다 하는 정밀검사에서만 이뤄지는 겁니다.

제작된 지 18년째인 해당 승강기는 올해 말에나 하중을 싣고 하는 정밀검사를 받게 돼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 백화점의 승강기 16대 전부를 당국이 특별점검한 결과 다른 4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 운행이 정지됐습니다. 그만큼 자체점검이 허술하고 법이 정한 검사요건도 느슨하다는 뜻입니다.

제작된 지 15년이 넘은 노후 엘리베이터는 전국에 17만 대나 됩니다.

[조애희/서울 양천구 : 엘리베이터 타고 가려다가 무섭다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가자 그랬어요.]

승강기 사고를 줄이기 위한 검사 항목을 늘리고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정용화, 3D CG : 강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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