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경유 1만 리터, 북한으로…제재 위반 논란 3가지 '고민'

<앵커>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를 위해 정부가 경유 1만 리터를 북한에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또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해 전세기도 띄우기로 했는데,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거라는 논란이 일고 있어 고민입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금강산과 마식령 행사에서 제재 위반 논란이 이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강산 문화행사를 위해 경유 1만 리터를 가져가는 부분입니다.

문화행사는 다음 달 4일쯤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관광 중단 이후 사실상 방치됐던 시설이라 전력과 난방 공급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가져간 경유 1만 리터로 발전기를 돌린다는 건데, 이것을 북한에 경유를 제공한 거로 본다면, 미국 독자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둘째, 마식령 방북을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것도 제재위반이라는 논란입니다.

정부는 양양공항에서 북한 갈마 비행장으로 전세기를 띄울 방침인데, 미국은 북한을 다녀온 비행기나 선박은 180일 동안 미국에 올 수 없다는 독자제재를 실행 중입니다. 전세기 띄운 우리 항공사가 피해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셋째, 우리 전세기가 북한에 공항이용료 등을 현금으로 내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북한에 현금을 주는 일은 없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북측이 공항이용 등 제반 편의를 제공하며, 비행장 이용료 및 영공 통과료는 따로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재 위반이 되지 않게 국제사회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앵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보죠.

북한에 현금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경유는 우리가 쓸 것을 가져가서 남는 것은 들고 오겠다고 했는데 이것도 제재 위반인가요?

<기자>

유엔 대북제재는 경유와 같은 정유는 연간 50만 배럴 이하로 북한에 정유 제품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엔 1만 리터, 즉 63배럴 정도만 가져가면 유엔 제재 위반은 아닙니다. 다만, 미국이 독자제재로 북한에 정유제품 공급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정부는 미국을 잘 설득시켜야 할 것입니다. 

<앵커>

북한에 전세기 띄우는 부분은 항공사에 피해는 없을까요?

<기자>

미국 독자제재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 미국 독자제재 내용을 자세히 보면 북한을 다녀온 비행기만 180일 동안 미국을 못 가는 것이지, 그 항공사가 전체가 취항을 금지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도 역시 미국을 잘 설득하면 우리 항공사가 크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 같고 아예, 미국 취항이 없는 저가항공사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아주 깔끔하지는 않은 상황인데, 그렇다고 우리가 이미 합의한 행사를 안할 수는 없잖아요?

<기자>

마식령 행사가 모레(31일)쯤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아직도 정부가 공식발표를 안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국과의 조율이 중요하다는 방증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일정은 최대한 논란이 일지 않게 해야 될 텐데요, 이번 논란에서 보듯 북핵문제에 대한 실마리가 풀려서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만의 발전은 어렵다는 점은 확실하게 인식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오노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