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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IA 국장, 트럼프 지시로 '러 스캔들' 부정하는 인사와 회동

미국 정보기관 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러시아 스캔들'을 부정하는 인사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24일 국가안보국(NSA) 직원 출신인 윌리엄 비니를 만났다.

비니는 지난해 7월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터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무관하며 민주당내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주장은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비니는 CNN 인터뷰에서 "폼페오 국장이 '대통령이 당신과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라고 했다'고 말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DNC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게 미 정보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CIA를 비롯해 국가정보국(DNI), 연방수사국(FBI) 등 미 정보·수사기관은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공식 결론을 낸 바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폼페오 국장도 이러한 공식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그는 지난 7월 미 정보·안보 당국 주요인사들과 한 만찬에서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은 명백하다"면서 특히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은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CIA의 입장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폼페오 국장에게 면담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폼페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에서 가장 신뢰하는 인사로 꼽히며, 매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 사안을 대면 보고한다.

CIA는 미 언론에 폼페오 국장의 면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CIA는 러시아가 매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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