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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부패 수사 중 기업 정상경영 보장" 지시

'부패 청산'을 명분으로 잠재적 경쟁 세력을 대규모로 숙청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 수사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모하마드 왕세자는 현지시간 어제 경제개발위원회를 열어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현재 수사받는 개인이 소유하거나 일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부패 수사로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 경영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가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그는 사우디의 경제 정책을 좌우하는 이 위원회의 의장입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사우디 최대 여행사 알타이야르의 창업주 나세르 빈아퀼 알타이야르, 건설사 레드씨인터내셔널의 회장 아므르 알다바그 등 사우디의 대표적인 기업인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이들의 자산이 정부로 귀속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수사 대상자와 관련된 금융 계좌 천200여 개가 동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갑작스럽고 강력한 반부패 수사로 사우디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투자 시장의 '큰 손'인 사우디 왕가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국제적으로 악영향을 준다는 외부의 우려를 최대한 불식하려는 지시인 셈입니다.

그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수백 조 원 대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외국에서 투자를 반드시 유치해야 합니다.

경제개발위원회는 어제 낸 보도자료에서 "위원회는 이 회사들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투자자가 사우디를 신뢰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사받는 기업인의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고 사법 체계에 따라 공정하게 대우할 것"이라면서 "법치의 테두리 안에서 부패를 척결하고 공금의 낭비를 막아야 사우디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반부패 조치가 모하마드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의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한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의 핵심적인 부분이고, 국내외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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