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고진영 "미국 진출 고민 끝…이번 주에 결정"

[취재파일] 고진영 "미국 진출 고민 끝…이번 주에 결정"
-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과 KLPGA 명예의 전당 입회 목표
- 시즌 도중 스윙 교정 모험…비거리 늘려 하반기만 3승 대성공
- 자신감 충만…이번 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 도전
고진영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지난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끝난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시드를 확보한 고진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혼자 결정하기 쉽지 않아 부모님, 팀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며 여운을 남겼었죠.

고진영은 지난주 KLPGA 투어 SK핀크스 서울경제 클래식 대회를 건너 뛰고 한 주 쉬면서 부모님, 그리고 소속팀인 갤럭시아 SM과 자신의 진로에 대해 다각도로 진지하게 논의했고 이제 본인의 결정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주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자신의 미국 진출 여부를 밝히는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고진영의 부친 고성태 씨는 "진영이와 충분히 얘기를 나눴고, 최종 결정은 진영이의 몫이다. 이번 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때 미국 진출이나 국내 잔류를 발표할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LPGA 투어의 내년 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은 현지 시간으로 11월 20일입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 고진영은 마음 속에 두 가지 큰 목표를 품고 있습니다.

하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이고, 또 하나는 'KLPGA 명예의 전당 입성'입니다.
고진영, BMW챔피언십 우승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일단 세계랭킹을 높여야 하는데, 일단 포인트 배점이 높은 LPGA 투어에서 뛰는 것이 국내에서 뛰는 것보다 유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는 데에 그녀의 고민이 있습니다. LPGA 투어는 워낙 이동 거리가 길고 코스 환경도 달라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자칫 몸만 피곤해지고 실익이 없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국내 투어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KLPGA 상위 랭커 자격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메이저대회에 기회 있을 때마다 출전함으로써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세계랭킹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의 방법을 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하는 것입니다. 

현재 고진영의 세계랭킹은 19위입니다. 한국 선수들은 15위 이내에 무려 7명이 포진해 있고 이 가운데 4명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고진영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대한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에 남는 게 나을지, 미국에 가는 게 나을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있습니다.
고진영, 제주삼다수 대회 티샷
고진영에게는 또 'KLPGA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KLPGA 명예 전당에 입회하려면 
 
◇ 투어 경력 10년 이상
◇ 만 40살 이상(2018년부터 적용)
◇ 메이저대회 우승이나 최저타수상, 대상(올해의 선수) 중 1개 이상 수상
◇ 명예의 전당 포인트 100점 달성

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한-미-일 투어 선수에게 공통 적용) 2004년 창설된 K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사람은 지금까지 4명뿐입니다. (고 구옥희, 박세리, 신지애, 박인비)

2014년 KLPGA 정규투어에 신인으로 데뷔한 고진영은 첫해 1승을 신고한 데 이어 2015년 3승, 2106년 3승, 그리고 올해 2승을 거둬 4년간 총 9승을 올렸고 LPGA 투어 1승, 그리고 지난해 대상 수상까지 포인트를 쌓아 26점을 기록 중입니다. 아직 명예의 전당 포인트인 100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22살의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남은 기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합니다. 

변수는 부상입니다. 선수가 투어에서 오랫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상이 없어야 하는데, 고진영은 이 점도 투어 선택의 중요한 변수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 시즌 도중 스윙 교정 대모험…비거리 늘고 '승승장구'
고진영, BMW챔피언십 아이언샷
고진영은 샷의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시즌 도중' 스윙을 교정하는 모험을 택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주니어 시절부터 8년간 자신을 지도했던 스윙 코치 고덕호 프로와 결별하고 지난 6월 기아차 한국여자오픈 대회 도중 기권하고 새 코치 이시우 프로를 찾아가 비거리를 늘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시우 프로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처음 고진영 프로가 스윙 바꿔달라도 찾아왔을 때 시즌 중이어서 스윙이 다 망가질까 봐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고 프로가 '5년 시드는 받아놨으니 올 시즌 남은 대회 다 망쳐도 좋으니까 스윙을 꼭 바꾸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간절함과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만나 집중적으로 스윙을 만들었죠. 물론 고 프로는 이 기간 동안 대회는 나가지 않았고 오직 샷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이 악물고 바꾼 스윙으로 고진영은 하반기에만 KLPGA 투어 2승, LPGA 투어 1승 등 모두 3승을 올렸습니다. 역시 비결은 '비거리 향상' 이었습니다. 드라이버의 헤드 스피드를 91마일에서 96마일까지 5마일을 늘렸는데, 비거리로 따지면 드라이버는 12야드, 아이언은 7~8야드(반 클럽) 늘어난 것입니다. 비거리가 늘어나니 골프가 훨씬 쉬워졌고 자신감도 배가됐습니다. 7번 아이언 치던 거리를 9번 아이언으로 치게 되니 공은 스핀이 더 잘 걸리고 홀에 더 가깝게 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고진영 제주삼다수
고진영은 이번 주 목요일(11월 2일) 개막하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과 함께 타이틀 방어에 나섭니다. 그녀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입니다.

이정은과 박성현, 김하늘이 펼치는 한-미-일 투어 상금 선두의 자존심 대결과 함께 고진영의 미국 진출 여부 이슈가 맞물리면서 깊어가는 가을 블루헤런은 팬들의 관심과 응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