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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에 '지지정당없음 당'까지 나온 이유?

[월드리포트] 일본에 '지지정당없음 당'까지 나온 이유?
일본에 실제 존재하는 '지지정당없음' 당의 홍보 이미지입니다. 일본 유권자들은 오는 22일 중의원 선거 때 지역구 후보와 지지 정당에 한 번씩 두 번 투표합니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지지정당없음 당은 지지정당 투표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지지정당 투표용지에 자기 당 이름을 적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일본 선거에선 동그라미 표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 이름 글자를 직접 쓰도록 돼 있습니다.) 득표수가 많으면 소속 후보들이 국회에 진출합니다.
정당 설명용지 가장 오른쪽 '지지정당없음' 당
그런데, 어떻게 이런 정당이 가능할까요? 심지어 당의 득표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지정당없음 당은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선 지역구 10명과 정당 비례 투표까지 합쳐 무려 70여만 표를 얻었습니다. 무당파 유권자들이 정당 이름이란 것을 모르고 '지지정당없음'이라고 적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당장 일본 언론들은 사기 정당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지역 선관위들은 2013년 말 이 당이 설립된 이후 ['지지없음'이라고 적으면 정당 투표를 한 것이 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도 착오를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죠.
2014년 홋카이도 선관위 '지지정당없음 당이 실제 있다'고 공지
정당을 설립한 사노 히데미쓰 씨(아래 사진)는 통신교육사업도 하고, 다이어트 책도 낸 인물입니다. 2009년부터 정계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한때 '안락사당'이라는 당을 만들기도 했군요. 안락사를 늘려 장기이식을 활성화하는 것이 주요 정책이었습니다.
관련 사진


사노 씨는 중의원 선거기간을 맞아 인터넷과 방송에서 다양한 정견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들어보시죠.

사전에 정한 정책따위는 없고, 법안 표결 때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찬반 의견을 묻어 표결하겠다? 새로운 직접 민주주의인가요? 하지만, 제대로 된 정당정치는 절대 아닙니다. 인기 영합 정치의 위험이 커지고 책임 정치가 사라지면서 국회의 깊이 있는 토론도 무의미해집니다. 그런데, 이런 정당이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70여만 표를 획득했습니다. 대부분은 '착오'였을 겁니다.

하지만, 일부 유권자들은 알고 투표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뜻을 국회에 직접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우리 한국 유권자들은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뽑습니다. 하지만, 일본 유권자들은 정당에만 투표할 뿐 총리를 직접 뽑지 않습니다. 총리는 다수당 의원들끼리 협의로 정해집니다. 정당 내 파벌 정치는 사라지지 않고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은 날로 높아집니다. 지지정당없음 당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22일 중의원 선거는 예상대로 집권 자민당의 압승(최대 303석 확보)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제1야당이었던 민진당은 공중 분해됐습니다. 민진당 지도부를 흡수한 보수 정당 '희망의 당'과 민진당 출신 진보인사들이 결집한 '입헌민주당' 모두 자민당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일본 야당들에 '지지정당없음' 당까지 나온 일본 선거.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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