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PE] 그 '브리사 택시'는 어디서 왔을까?

엄민재 기자 happymj@sbs.co.kr

작성 2017.10.05 13:26 수정 2017.10.05 13: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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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영화'로 등극한 송강호 주연의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끈 것은 단연 ‘브리사 택시’입니다.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고증해 낸 낡은 브리사 택시는 특수 제작된 소품이 아닌 실제로 그 시대에 도로 위를 달렸던 ‘진짜’ 차량입니다.

택시운전사 외에도 밀정, 국제시장 등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곳곳에 빠질 수 없는 소품이 바로 차량입니다. 출시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자동차들이 아직도 스크린 안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이유, 바로 올드카 수집가 백중길 씨 덕분입니다.

올해 일흔넷의 백중길 금호클래식카 대표는 500여 대가 넘는 클래식카들을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마니아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차들이 단순히 겉모양뿐만 아니라, 실제로 운행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택시회사 사장의 아들로 태어나, 장성한 뒤로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며 자동차와 함께 생사고락을 해 왔던 백 대표는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폐차돼 잊히는 것이 싫어 차량을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드럼통을 펴낸 철판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제작되었던 차량인 '시발 택시'부터, 이승만 대통령이 사용했던 국내 최초의 리무진, 과거 좁은 시장길 곳곳을 누비고 다니던 삼륜차까지 수많은 차량이 당시의 생활상을 간직한 채 다시 달릴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많은 차량 중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지정된 차량은 단 3대뿐입니다. 그렇다 보니 대다수 차량이 보험 가입이 되지 않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수해로 차량 100여 대가 잠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난관에도 백 씨는 수집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달리던 자동차들을 누군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자동차를 모아오고 있는 백 씨는, 생전에 '자동차 박물관'을 개관하는 마지막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