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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 피겨, '평창 티켓'을 잡아라

[취재파일] 한국 피겨, '평창 티켓'을 잡아라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피겨 대회 '네벨혼 트로피'가 오늘(28일)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개막합니다. 매년 열리는 네벨혼 트로피는 B급 시니어 대회지만 올림픽 시즌에는 올림픽 예선전을 겸하기 때문에 4년에 한 번씩만큼은 세계 피겨계의 큰 주목을 받습니다. 올해의 경우 지난 3월 핀란드에서 열린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한 나라들에게 올림픽 티켓을 추가로 줍니다.
국가별 평창올림픽 출전권 획득 현황 (2017 ISU 세계선수권 종료 후 기준)
우리나라는 여자 싱글 종목의 경우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최다빈 선수가 '톱10'을 달성한 덕분에 평창 티켓 2장을 가져왔지만 남자 싱글과 아이스댄스, 페어스케이팅 종목에서는 아직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난 7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종목별 1위에 오른 이준형(남자 싱글),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아이스댄스), 김형태-김수연(페어스케이팅) 선수가 이번 네벨혼 트로피에 출전해 평창 티켓 획득에 도전합니다. 남자 싱글과 아이스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의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페어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 첫 출전에 도전합니다.
[취재파일] 한국 피겨, '평창 티켓'을 잡아라
"티켓을 꼭 따와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누가 되든 한국 남자 선수가 꼭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네벨혼 트로피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이준형 선수의 각오입니다. 이준형은 지난 7월 대표 선발전에서 부상 여파로 부진을 보인 차준환과 동갑내기 김진서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라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네벨혼 트로피 남자 싱글에는 평창올림픽 출전권 6장이 걸려 있는데, 3월 세계선수권 때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 선수들을 대상으로 국가당 최대 1장씩을 줍니다.

이번 네벨혼 트로피 남자싱글 출전 선수 26명 가운데 25명은 아직 평창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 선수들이고, 나머지 1명은 미국 선수입니다. (미국은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에 3명을 출전시킵니다.) 결국 이준형 선수가 평창 티켓을 따내려면 6위 이내에 들거나 그 미국 선수를 포함해 7위 안에 들어야 하는 겁니다. 이번에 출전한 선수들의 기존 성적을 비교해봤습니다.

# 네벨혼 트로피 남자싱글 출전 선수 ISU 공인 최고점 순위

1. 요릭스 헨드릭스 (벨기에) : 242.56
2. 야로슬라프 파니오트 (우크라이나) : 233.16
3. 알렉산더 마조로프 (스웨덴) : 228.97
4. 마테오 리쪼 (이탈리아) : 227.02
5. 마이클 크리스찬 마르티네즈 (필리핀) : 220.36
6. 줄리안 지 지에 이 (말레이시아) : 213.99
7. 알렉산더 존슨 (미국) : 212.85
8. 스테판 워커 (스위스) : 209.04
9. 이준형 (대한민국) : 203.92 (2014년 10월 주니어그랑프리 대회 성적)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만 놓고 보면 이준형은 9번째로 높습니다. (미국의 존슨을 제외하면 8위) 상위 6명 안에 드는 게 결코 만만한 목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준형 선수가 7월 선발전 때 개인 최고점인 228.72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선발전 점수가 ISU 공인 점수는 아니지만 최근에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준형은 선발전에서 남자 피겨의 대세인 4회전 점프를 뛰지 않았지만 안정감 있는 점프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번 네벨혼 트로피에서도 4회전 점프는 시도하지 않지만 기존 프로그램만 실수 없이 잘 소화해낸다면 6위 이내의 성적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이준형은 우리 시간으로 내일(금) 새벽 3시 43분에 전체 26명 가운데 22번째 순서로 쇼트프로그램 연기에 나섭니다. 
[취재파일] 한국 피겨, '평창 티켓'을 잡아라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출전하는 아이스댄스에는 평창 티켓 5장이, 김형태-김수연(남매) 조가 나서는 페어스케이팅에는 4장이 걸려 있습니다. 페어 종목에는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도 출전하는데, 북한이 여기서 평창 티켓을 따낼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입니다. 
(왼쪽)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아이스댄스), (오른쪽) 김형태-김수연 남매 (페어스케이팅)
한국 피겨가 네벨혼 트로피에서 평창 티켓을 추가로 따내지 못할 경우에도 마지막 희망은 있습니다. ISU는 각종 국제 대회 성적을 모두 따져 올해 말에 평창 올림픽 피겨 단체전 출전 팀 10개국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때 10명의 추가 엔트리를 만들어 단체전 10개국 가운데 특정 종목의 개인전 티켓이 없는 국가에 이 추가 엔트리 티켓을 주게 됩니다. 만약 단체전 참가국이 추가 엔트리 10명을 다 쓰지 않을 경우에는 올림픽 개최국인 우리나라가 남는 쿼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최국 자동 출전권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개최국에 혜택을 주는 부분은 있습니다. 2014년 소치올림픽의 경우 추가 엔트리 10장 가운데 3장만 사용하고 7장이 남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나라가 활용할 수 있는 쿼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추가 엔트리를 활용해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에 출전하게 된다면 출전 선수는 30명이 아니라 31명이 됩니다.

추가 엔트리를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그래도 이번에 당당하게 평창 티켓을 따오는 게 최선이죠. 네벨혼 트로피에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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