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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어지는 비 예보…그래도 목마른 남해안

[취재파일] 이어지는 비 예보…그래도 목마른 남해안
오늘(17일)도 아침에 출근길에 나서려니 밤새 내린 비에 흠뻑 젖은 차들이 많았습니다. 어김없이 비 예보도 나와 있고요, 거의 매일 비가 오겠다는 예보가 이어지고 있어서 이제 뭐 새로울 것도 없고, 별로 예보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올해 여름은 지난 몇 년과는 달리 중부지방에 비가 자주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에도 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마치 우기가 여름 내내 이어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도 하는데요, 실제로 최근 한 달(7월 16일~8월 15일)동안 비가 내린 날을 살폈더니 중부지방은 대부분 15일이 넘었습니다.

가장 비가 잦은 지역은 강릉 등 동해안 일부로 19일이나 비가 내려 사흘 중 이틀은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원주 18일, 수원 17일, 서울도 16일이나 됐는데요, 이틀에 한 번 이상은 비가 내린 결과입니다. 폭염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던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지난 두 달로 기간을 연장해 보면 중부 대부분 지역에서 강수일수가 30일을 웃돌고 있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다 보니 강수량도 당연히 많은데요, 서울 경기와 강원, 충북과 충남의 강수량이 평년값을 웃돌고 있습니다.

가장 비가 많이 내린 지역은 충북으로 684.5mm 비가 내려 평년의 125%를 기록했고, 서울 등 수도권이 642.8mm로 108.2%, 강원이 635.9mm의 강수량으로 평년의 118.2%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최악의 가뭄으로 걱정이 대단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유난히 잦은 비에도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경남과 전남 등 남해안인데요, 지난 두 달 동안 경남에 내린 비는 250.6mm로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전남의 강수량도 362mm로 평년의 67.1%에 머물렀습니다.

제주도의 경우는 동서의 지역차가 심한데, 제주도 평균 강수량이 240.4mm를 기록해 평년의 43%에 머물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늘 집중호우를 걱정하곤 했는데, 올해는 늘어나는 인구로 상수도 사정까지 나빠져 너무 약한 물살 때문에 곤란을 겪는 주민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두 달 동안 제주시에 비가 내린 날은 13일에 불과했습니다. 중부의 1/3수준에 머물 것이죠, 중부는 이른 가을을 이야기 하고 있는 동안에도 제주에는 폭염이 이어졌으니 이중고에 시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강수일수는 21일, 여수는 23일로 역시 중부지방보다 일주일 이상 적었습니다.

강수량이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었는데, 지난 두 달 동안의 강수량이 중요한 이유는 일 년에 내릴 비의 거의 절반 가량이 이 시기에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남해안의 강수량이 줄면서 가뭄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강수량을 살펴보면 전남이 558.5mm, 경남이 469.8mm로 평년의 50%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강수량인데요. 올 한해 남해안은 최악의 가뭄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셈입니다.
2017년 누적강수량 분포 (8월 15일까지)
지난 6개월 동안의 가뭄지수를 보여주는 그림에서도 전남과 경남, 제주도는 가뭄상황에 놓인 것을 알 수 있고, 특히 남해안으로 갈수록 심한 가뭄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극한 가뭄상태로까지 나빠진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6개월 표준강수지수 (8월 15일 현재)
아직 여름이 끝난 상황이 아니고 태풍이 영향을 줄 가능성도 남아 있기는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날씨 상황이 매우 불규칙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이번 일요일에서 월요일 사이에 전국에 비가 예보된 상황이어서 남해안의 가뭄 해갈에 한 가닥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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