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썩어버린 무처럼…'가락시장 현대화' 상인-공사 갈등

<앵커>

가락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입니다.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나, 지금은 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노후 설비를 개선하고 물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서인데, 이 과정에서 정작 상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검게 썩은 총각무 위로 파리가 까맣게 모여듭니다. 팔 수 없게 된 총각무들이 트럭에 가득 쌓여 있습니다.

가락시장을 운영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1일부터 총각무를 차에 그대로 실어놓은 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관행을 금지하고, 모두 차에서 내려 판매하라고 통보하자 상인들이 반발해 판매를 중단한 것입니다.

70톤에 이르는 총각무들이 일주일이 넘도록 폭염에 방치돼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총각무를 내리면 운반량은 반으로 줄고 물류비는 크게 늘어 손해라는 입장입니다.

[한춘택/전국 총각무 생산자협회 회장 : 총각무의 특성상 박스 작업을 할 수 없는 특수한 여건이 있기 때문에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결국 갑질밖에 안 되는 겁니다.]

공사 측은 물류작업의 비효율성이나 비위생적인 작업 환경을 고려하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윤덕인/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물류팀장 : 만약 총각무가 여기서 무너지면 다음에 다발 무, 제주무, 대파, 쪽파, 배추까지…결국 피해는 출하자와 소비자에게 전가가 됩니다.]

지난 3월에도 공사는 청과 직판 시장 점포를 새로 지은 건물 지하로 이전하려다 상인 측과 갈등을 겪는 등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과 직판상인 : 리어카도 승강기로 내려와야 하고, 전동차로만 들어와야 하고…이게 불편해, 아무튼.]

상인들의 애로를 먼저 꼼꼼히 살피는 현대화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이찬수, 영상편집 : 최진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