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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정권 따라 요동치는 검찰…역대 정권 '검찰총장·검사장' 전수 분석

[편집자 주(註)]

문재인 정부 첫 검찰 고위간부 승진·전보를 논의하는 법무부 인사위원회가 26일 열린다. 여기서 '검찰 고위 간부'란 '검사장급' 이상을 말한다. 대한민국 검사 중 2.3%에 불과해 '검찰의 별' 또는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빠르면 26일 또는 이번 주 내에 새 정부 첫 진용이 결정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차관급의 대우를 받는 47명의 검사장 그들은 누구인지, 1948년 검찰 창설 이래 대한민국 검찰을 움직여온 역대 검사장 345명 전원을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분석했다. 앞선 기사 <'검찰의 별' 검사장, 그들은 누구인가?..345명 전수분석>에 이어 2편에서는 역대 정권별로 검찰총장과 검사장 인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밀물과 썰물’

정권이 바뀌면, 썰물이 빠져나가고 밀물이 밀려오듯 검사장을 비롯한 검찰의 주요 보직자가 갈린다. 지난 정권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사들은 으레 ‘구정권의 충신’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새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한다”며 퇴진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후배에게 길을 터준다고 ‘용퇴’라는 미사여구를 붙이기도 한다. 다들 “검찰 인사는 그런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여긴다. 정권이 인사를 통해 검찰을 통제하면서 정치 권력에 길들여진 탓일까. 

“검찰 내부 신망이 두터워 검찰조직을 조속히 안정시킴을 물론 검찰 개혁의 소명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가 문무일 부산고검장을 새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내정하면서 밝힌 인사 이유다. 정작 검찰 내부에서는 다른 배경에 주목했다.  문 후보자의 고향이다. 문 후보가 취임하면 2005년 4월 김종빈 전 총장 이후 12년 만에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된다. 검찰 내부에선 “정권이 바뀐 것이 실감 난다”며 “앞으로 예정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선 지난 정권에서 소외된 지역의 인사가 빛을 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수사력과 지도력 같은 업무 역량 외에 ‘학연, 지연, 근무연’ 등 ‘연줄과 배경’으로 인사를 파악하는 것이다.

● 검찰총장 출신 지역, 다양한 지역 → 정권의 지역 기반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김수남 전 검찰총장까지 역대 41명의 검찰총장이 배출됐다. 정부 수립 초기, 검찰총장의 출신지는 다양했다. 경북 안동 출신의 권승열 초대 검찰총장을 시작으로 이후 평양, 경남, 함경남도, 서울, 충청 등 다양한 지역 인사들이 총장직에 올랐다.

[마부작침] 역대 검찰총장 출신 지역
1972년 유신 이후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박정희 정권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 출신을 연이어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즉 정권의 '자기 사람 앉히기'가 시작된 것이다.

“장관 20명 하고도 검찰총장은 안 바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에 한 말이다. 검찰총장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권력자의 욕망이 드러난 단적인 표현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은 87년 민주화 이후 ‘권력은 검찰권에서 나온다’는 말로 변주됐다. 군과 정보기관이 전면에 등장할 수 없게 되면서 권력은 ‘수사권’과 ‘수사지휘권’, ‘기소권’을 한 손에 쥔 검찰에 집중됐다. 김영삼 정권 시기의 ‘과거사 청산’ 등 일련의 개혁 작업도 검찰에 기대 진행됐다.

김영삼 정부는 임기 동안의 4명의 검찰총장 모두를 영남 출신으로 채웠다. 특히, 대구 출신의 박종철 총장 이후 3명을 대통령과 같은 PK 출신으로 연이어 채웠다. 박종철 총장이 취임 6개월 만에 교체되자, “같은 영남이라도 TK는 PK와 호흡이 안 맡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 진보정부 첫 등장 ‘호남 출신 검찰총장’

보수정부 집권 기간 동안에는 ‘호남 출신 검찰총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01년 전남 영암 출신의 신승남 당시 대검 차장이 검찰총장에 취임한 것이다. 호남 출신 첫 검찰총장을 두고 “소외 지역에 대한 배려, 지역 안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정권에 따라 출렁이는 검찰 입장에서 “영남 출신만 등용한 보수정권과 다를 바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승남 전 총장은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 이후 대검 차장 시절에는 "총장보다 차장한테 먼저 보고하고, 모든 결정은 총장이 아닌 차장이 한다"는 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정권이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청 기반 자민련과 연합해 정권을 확보한 김대중 정부에서 20년 만에 충청 출신 검찰총장이 나온 것도 진보 정부도 보수 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나오는 배경이다.
[마부작침] 역대 정부 검찰총장 출신 지역
노무현 정부에서는 경남 출신 2명, 전남 출신 1명, 경북 출신 1명이 검찰총장이 됐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호남출신 검찰총장’은 다시 자취를 감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모두 서울 출신으로 채웠다. 이 중 실세 총장으로 불렸던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이다. 총장 임명 당시 “MB정권 임기 말을 책임질 검찰총장은 고대 출신이 해야 한다는 정권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며 뒷말이 무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 출신의 채동욱 당시 서울고검장을 검찰총장에 앉혔지만,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때 사실상 중도 사퇴시켰다. 이후 영남 출신 인사(김진태, 김수남)를 연이어 검찰총장에 앉혔다. 이를 두고 “PK 출신인 김진태 총장은 PK 출신의 김기춘 비서실장이, TK 출신인 김수남 총장은 TK 출신의 우병우 민정수석이 충성에 대한 담보를 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검찰총장 인사는 권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매 정부마다 ‘검찰 개혁’이 화두가 됐지만, 정권들은 검찰 인사권을 손에 쥐고 독립시키지 않았다. 이번에는 역대 검사장 345명의 출신지, 출신학교 분석을 통해서 정권과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 영남 출신 검사장 다수 등용한 전두환·김영삼 정부

역대 345명의 검사장 중 42명은 박정희 정부에서 임명됐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PK)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4명 중 1명 꼴이었다. 이어 서울 출신이 8명(19%), 대구·경북(TK)과 충청 출신이 6명(14.3%)씩으로 뒤를 이었다.
[마부작침] 검사장 그래프
52명의 검사장이 임명된 전두환 정부 역시, PK출신이 14명(26.9%)로 가장 많았다는 점은 박정희 정부와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호남 출신과 TK 출신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서울과 강원 출신은 대폭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박정희 정부에서 임명된 검사장 중 TK출신이 14.3%(6명)이었던 것에 비해 전두환 정부에서는 21.2%(11명)으로 늘었고, 호남 출신은 9.5%(4명)에서 17.3%(9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서울(19%→7.7%)과 강원(7.1%→1.9%)은 대폭 감소했다.

노태우 정부에선 TK 출신 검사장 비율이 대폭 감소하고, 서울과 경인 지역 출신이 대폭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전두환 정부 시절 21.2%를 차지하던 TK 출신 검사장 비율이 5.9%로 대폭 감소한 반면, 경인(5.8%→11.8%)과 서울(7.7%→17.6%) 출신은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다만, 박정희·전두환 정부에서 가장 많았던 PK 출신은 노태우 정부에서도 역대 정부 최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에선 다시 TK 출신이 대약진했다. 38명의 검사장이 임명된 김영삼 정부는 23.7%, 즉 9명을 TK 출신으로 채웠다. TK 출신이 가장 많은 비율로 검사장이 된 것도 김영삼 정부가 처음이다. 반면, 전임 정부에서 계속해서 검사장 배출 1위를 기록했던 PK는 호남과 함께 21.2%로 2위로 주저앉았다. 이는 김영삼 정부에서 내리 3명의 검찰총장이 PK 출신이었다는 것과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김영삼 정부에선 충청 출신(5.9%→15.8%)이 배 이상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 ‘호남 출신비율 역대 최고’ 김대중 정부, ‘수도권 대약진’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는 ‘호남 전성시대’였다. 39명의 검사장 중 33.3%, 3명 중 1명인 13명이 호남 출신이었다. 이는 박근혜 정부까지 포함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호남 출신 첫 검찰총장이 등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회자되기 시작한 김대중 정부가 검찰 인사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김영삼 정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던 TK 출신 비율은 23.7%에서 12.8%로 반토막 났고,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의 정치적 기반인 충청 출신이 역대 최고치(17.9%)를 기록한 것도 검찰 인사와 정권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검사장 숫자가 대폭 늘어난 노무현 정부에선 경인(경기도+인천) 출신과 서울 출신이 대거 등용됐다. 서울 출신은 전 정부에서 비해 2배(7.7%→15%)가까이 늘었고, 경인 지역 출신은 4배 이상(2.6%→11.7%)으로 증가했다.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한 A검사는 “노무현 정부의 검찰 인사는 20년 만에 지방대 출신을 대거 검사장으로 등용하는 등 비교적 탕평책에 가까웠다”며 “다만, 공안 검사들의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대표적 공안통인 황교안 전 총리가 지난 2011년 부산의 한 교회에서 “노무현 정부시절 공안검사라는 이유로 검사장 인사에서 억울하게 탈락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마부작침] 검사장 그래프
(인터랙티브 주소 : http://mabu.newscloud.sbs.co.kr/20170724bubble/ )

● ‘TK의 화려한 부활 이명박 정부, 서울 전성시대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에선 김영삼 정부 이후 감소했던 TK 출신이 다시 약진했다. TK 출신 검사장 비율이 23.7%로 김영삼 정부와 함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같은 시기 지역별로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경인 지역 출신 비율은 노무현 정부에 비해 반토막(11.7%→5.1%)이 났고, PK 출신 비율(21.7%→12.6%)도 대폭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검찰 내부에선 “서울을 고향이라고 밝혔던 검사가 부모의 고향인 TK로 고향을 수정했다”며 “TK의 화려한 부활”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박근혜 정부에선 서울 출신 검사장 비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7명 중 11명, 29.7%다. 이명박 정부의 20.3%에 비해서도 대폭 증가한 것은 물론, 역대 평균(15.9%)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국정원 댓글 사건’ 이후 영남 출신 인사를 연이어 검찰총장에 앉힌 것과는 달리 박근혜 정부에서 PK와 TK 출신 비율은 이명박 정부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으로 임기 말 검사장 인사를 하지 못 했다.

● 김영삼 정부 서울대 일색…서울대 등 2곳 대학 출신만 검사장 등용

신임 검사장의 출신 대학을 살펴보면 매 정부마다 서울대 출신이 다수였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다만, 김영삼 정부 이후, 서울대 출신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출신 검사장 감소가 출신 대학의 다양화로 나아가진 않았다. 서울대 출신 비율이 감소한 만큼 특정 대학 출신 비율이 대폭 증가한 탓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선 특정 대학이 성균관대였고, 이명박 정부에선 고려대, 박근혜 정부에선 고려대와 연세대였다.

김영삼 정부는 검사장 출신 대학에서 극단적인 정권이었다. 박정희 정부에선 11개 대학, 전두환 정부는 10개, 노태우 정부는 3개 대학에서 검사장이 배출된 데 비해, 김영삼 정부에선 단 2개 대학 출신만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바로 서울대와 고려대다. 특히, 서울대 출신 비율이 86.8%로 역대 정부 중 최고치다. 이렇게 높은 서울대 출신 비율은 김영삼 대통령이 서울대 출신인 것과 무관치 않았다는 분석이다.
[마부작침] 역대 대통령별 검사장 출신 대학

● 출신 대학의 다양화?…서울대 감소, 고려대·성균관대의 증가

김영삼 정부에서 최고치를 찍은 뒤 서울대 출신 검사장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고려대 출신 검사장 비율도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계속 감소했는데, 그 사이 성균관대 출신 검사장 비율을 눈에 띠게 증가했다. 김대중 정부에선 7.7.%, 노무현 정부에선 8.3%를 차지할 만큼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감소분 중 상당수가 성균관대로 옮겨진 결과다.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한 정홍원 전 검사장이 대표적이다. 다만, 김대중 정부에선 검사장을 배출한 대학이 5개로 늘었고, 노무현 정부에선 민주화 이후 역대 최다인 10개로 검사장 출신 대학이 다변화했다.

대학의 다변화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요동쳤다. 이명박 정부에선 검사장을 배출한 대학수가 노무현 정부의 절반 수준인 7개로 감소했고, 특히 고려대 출신 비율이 11.7%에서 16.9%로 대폭 증가했다. 이 전 대통령의 모교이기도 한 고려대 출신 검사들은 임기 내내 승승장구했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 “검사는 고려대 출신과 비고려대 출신으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단지 검사장 승진뿐만 아니라 검찰 내 주요 보직 곳곳엔 ‘고대 출신 검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6개 대학에서 검사장이 나온 박근혜 정부에선 고려대 출신 검사장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사장 승진을 위한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보직에 고려대 출신을 많이 등용시킨 결과 정권이 바뀐 뒤 검사자 승진 대상자 중에 고려대 출신이 많았던 것이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점은 연세대 출신 비율이 대폭 증가(5.1%→10.8%)한 것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해 말 검사장 인사가 진행되지 못해 김영삼 정부 이래 가장 적은 수(37명)의 검사장 승진 인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 역대 최다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경기고' 출신 검사장

<'검찰의 별' 검사장, 그들은 누구인가?…345명 전수 분석>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역대 검사장의 출신 고교를 보면 ‘경기고’ 출신이 가장 많다. 345명 중, 12.5%인 43명이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이 이명박 정부부터 ‘경기고’ 출신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적게는 10명, 많게는 11명의 경기고 출신 검사장이 배출됐는데, 이명박 정부 이후 10분의 1수준인 1명으로 줄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신임 검사장 세대가 ‘평준화’, 소위 ‘뺑뺑이 세대’로 ‘경기고’로의 인재 집중 현상이 완화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에선 “‘경기고’ 출신이 검사장을 독점한다”는 불만이 검찰 내부에 만연해 있어 이를 감안해 의도적으로 ‘경기고’ 출신을 배제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경기고’와 함께 쌍벽을 이뤘던 ‘경북고’ 출신 검사장 비율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꾸준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경기고 출신 비율이 각각 1.7%와 2.7%로 감소한 데 비해, ‘경북고’ 출신은 10.2%와 8.1%의 비율을 보인 것이다. 두 번의 보수정부의 정치적 기반이 TK 라는 것과 TK의 대표적 명문인 경북고라는 점이 작용한 결과다. 이 같은 해석은 이명박 정부에서 TK의 신흥 명문고로 꼽히는 ‘대구고’ 출신 검사장이 4명이나 배출됐다는 사실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검찰 개혁의 시작과 끝은 검찰의 인사권 독립”

특정 정권에서 특정 지역이나 특정 학교 출신이 검찰총장과 검사장이 많이 등용된 것으로 나타난 <마부작침>의 분석 결과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인사권을 손에 쥐고 검찰을 장악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검찰은 '권력의 시녀',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검찰은 항상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해 검찰 내외부에선 "검찰 인사권만 독립하면 검찰 개혁의 99%는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회복의 시작과 끝은 '검찰 인사권 독립'에 있다는 것이다.

정웅석 서경대 공공인적자원학부 교수는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고 비판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인데, 정치적 중립성은 인사의 독립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정치권력이 인사권을 틀어쥔 상황에서 검찰은 정치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말단 검사에서부터 총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검사에 대한 인사권은 ‘검찰청법 34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있다. 정권에 입맛에 따라 사정수사를 하거나, 축소 수사를 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검찰총장의 임기를 정하고, 청문대상에 포함시키거나, 검찰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지만 유명무실하다. 임기를 지켜낸 총장은 찾기 힘들고,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9명 중 4명을 법무부 장관이 임명하고, 당연직 위원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더하면 과반이 넘어 사실상 청와대의 컨트롤 하에서 이뤄진다. 검사장과 일반 검사 인사는 말할 것도 없다.

정웅석 교수는 “검찰 총장 임명은 대통령이 하되, 법 개정을 통해 법무부에서 임명하는 총장추천위 위원은 과반을 넘지 못하게 해 공정성을 더욱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장을 비롯한 검사 인사는 검찰총장이 하도록 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검찰 내부에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한편, 법무부의 개입은 원천 차단해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안혜민·홍명한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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