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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차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④ -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편

[취재파일] 4차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④ -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편
●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인간을 돕고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것이 목적

1960년부터 로봇 개발에 앞장서온 일본 와세다 대학은 2003년부터는 고령화 시대 인간과 로봇이 공생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의 연구를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15년 미래로봇연구소(Future Robot Organization)을 만들면서 특히 초고령 사회, 인간과 로봇 간의 상호협력, 재난의 재건 및 회복, 그리고 헬스 케어에 관심을 집중했다.
(▲ 와세다 대학에서 헬스케어 목적으로 개발해온 로봇 트웬디-원)

미래로봇연구소의 연구원장인 야마카와 히로시 석좌교수는 초고령 사회가 되면 나이 든 사람들도 누구의 도움 없이 사회의 일원으로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로봇 연구에서의 가장 큰 도전은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인간이 언제 웃는지 등을 로봇이 배울 수 있다면, 나이든 외로운 사람이나 아픈 사람들을 로봇이 웃게 하는 날도 상상해볼 수 있지 않겠냐 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출시 감정인지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상용화된 세계최고의 감정인지 휴머노이드 로봇은 2014년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세상에 내놓은 '페퍼'이다. 페퍼는 기쁨, 놀람, 슬픔, 분노, 평상심 등의 감정을 인지하는 로봇인데, 목소리의 떨림과 아이 컨택을 통한 얼굴 표정 인지를 통해 사람의 감정을 읽어낸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 상황에 맞는 대화를 이어가게 만들어졌다.

1981년 손정의(마사요리 손) 대표가 설립한 직원 63,591명에, 시가총액 9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지난 35년간, 미래예측을 가장 잘해온 기업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다. 1980년대 소프트웨어 유통에 주목했고 1990년대는 PC와 인터넷에 관심을 가졌으며 2000년대는 브로드밴드에, 2010년에는 무선인터넷에 앞서 주목했다. 그렇다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소프트뱅크가 관심을 갖는 화두는 무엇일까?

● 소프트뱅크, 향후 30년의 화두는 '싱귤래리티'이며, 그 핵심은 AI, 스마트로봇, IOT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하수미 카주타카 컨텐츠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앞으로 30년 후의 패러다임 시프트와 관련해, 소프트뱅크가 모든 직원들과 치열한 논의 끝에 잡은 화두는 '싱귤래리티'(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넘어서 스스로 진화하는 시점)라 했다. 그리고 '싱귤래리티' 시대에는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 (AI)과 스마트 로봇, 그리고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이 핵심이 될 것이라 했다.
싱귤래리티에 대해 설명하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하수미 카주타카 컨텐츠마케팅 부문 부사장
특히 인공지능이 슈퍼 인텔리전스로 진화하는 시대가 되면 슈퍼 인텔리전스 칩이 움직이는 로봇에 들어가면서 지금 같은 단순 로봇이 아닌 스마트 로봇이 되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연결되는 접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소프트뱅크 쪽의 설명이다. 이러한 생각 아래 소프트뱅크는 2012년 프랑스 로봇업체 알데바란 로보틱수를 인수했고 2014년, 직원 500명의 자회사 소프트뱅크로보틱스를 설립했다. 
 
(▲ 소프트뱅크가 지난 6월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에 대한 스팟미니 영상)
 
지난달 9일 소프트뱅크가 구글의 모체인 알파벳으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및 군사용 로봇 등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이 분야의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알려진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2013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주최 세계재난로봇대회에서 우승한 도쿄대 JSK로봇 연구실 창업 2족보행로봇 벤처, 샤프트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도 스마트로봇을 둘러싼 소프트뱅크의 미래 비전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행보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는 당시 아직 세상에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있고 스마트 로보틱스가 차세대 정보혁명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스마트 로보틱스는 우리의 삶을 더 쉽고 안전하고 완전하게 채우는 쪽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

'페퍼'는 소프트뱅크로보틱스가 설립되고 처음 선보인 로봇이다. 페퍼는 로봇이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가정용 페퍼는 가슴의 태블릿에서 신데렐라를 선택하면, 페퍼가 신데렐라를 읽어주는 게 아니라, 신데렐라 이야기를 같이 들으면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 혹은 "어떻게 해" 하는 식으로 공감을 표시한다.
 
 
(▲로봇 페퍼에 대한 홍보 영상)

그리고 비즈니스를 위한 페퍼는 안내, 판매, 홍보 등의 역할을 하는데, 예를 들면 회전 초밥집에서 안내를 하는 페퍼의 경우, 오는 손님들이 몇 명인지, 어떤 자리를 더 선호하는지를 자신의 가슴에 달린 태블릿에서 체크하게 하고 대기 번호를 나눠주는가 하면, 얼굴을 인식해 처음 오는 손님이면 "커피도 마실 수 있다"고 안내한다든지, 아이가 오면 "아이스크림도 있어요" 하는 식으로 맞춤형 안내를 한다.

판매 페퍼의 경우에는 특히 제품은 좋은데 잘 안 팔리던 상품에 페퍼가 관심을 유도해, 새로운 것에 사람들이 도전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한다. 심지어 한 아이스크림 체인의 경우, 온라인 회원가입을 유도하는데 로봇 페퍼를 활용했더니 사람이 유도할 때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고객들이 페퍼가 요구하자 거부감 없이 자기 전화번호까지 다 입력하더라면서, 페퍼를 세우고 하루에 50명씩 회원 가입이 늘어 페퍼가 마술을 부린 것이 아니냐는 뜻에서 '페퍼매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비즈니스 페퍼는 안내, 판매, 홍보 등의 역할을 한다
하수미 카주타마 부사장은 페퍼는 완성체가 아니며, 커다란 스마트폰인 셈이고, 현재 개발키트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어,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원하는 앱을 개발해 같이 페퍼의 기능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 했다. 
 
또 재밌는 것은 페퍼는 성별이 없는데도 일본에서는 남성, 미국에서는 여성으로 인지된다면서, 일본은 상대적으로 로봇을 친구로 두거나 같이 사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반면, 서구는 아직 좀 낯설어해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것도 남은 과제라 했다.

과연 인간이 로봇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가, 또 초고령 사회에 부족한 노동력을 과연 로봇이 대체하는 것이 맞는가 등 아직 여러 논쟁거리가 남아 있긴 하지만, 페퍼의 개발에 참여했던 엔지니어 샤리아호세인 세이크 씨는 페퍼의 감정인지 기술은 앞으로 게임이나 챗봇 등에도 응용될 예정이라면서, 이러한 연구와 개발은 결국 무엇이 인간을 더 잘 도울 수 있고, 인간을 더 위하는 길인가를 찾아가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1)  소프트뱅크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할 때 낸 보도자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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