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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여주인공 '원더우먼' 카타르서도 상영 취소

이스라엘 여주인공 '원더우먼' 카타르서도 상영 취소
미국 할리우드 영화 원더우먼이 카타르에서 개봉 직전 상영이 취소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지난달 29일 카타르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이들 극장의 결정으로 결국 상영이 취소됐다.

원더우먼이 개봉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이들 극장은 상영을 갑자기 취소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원더우먼은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 갤 가돗이 이스라엘인인 데다 그가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탄압과 2014년 가자지구 폭격에 찬성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중동에서 논란이 됐다.

레바논, 튀니지, 알제리, 요르단이 이미 이 영화 상영을 금지했다.

중동 아랍권에서는 갤 가돗을 '시오니즘 극우 인사'로 표현한다.

걸프 지역에서 원더우먼 상영을 금지한 곳은 카타르가 처음이다.

외부 문화 콘텐츠에 비교적 개방적인 카타르가 원더우먼 상영 금지에 앞선 것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걸프 국가가 주도한 단교 조치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등이 카타르의 친이란 정책을 이번 단교의 한 원인으로 지목하자, 이란에 적대적인 이스라엘도 단교 조치를 찬성하고 나서면서 '사우디-이스라엘'이 한 편으로 묶이는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카타르 왕실 소유의 알자지라 방송은 단교 이후인 지난달 9일 "이스라엘,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에 대한 반(反)카타르 로비를 위해 뭉쳤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슬람·아랍계인 팔레스타인을 탄압하는 이스라엘은 다른 중동 국가의 '공적'이며, 이스라엘과 접촉은 '배신 행위'로 여길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는 이스라엘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먼저 상영금지함으로써 사우디 등과 대조되는 이슬람·아랍계로서 선명성과 명분의 우위를 과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원더우먼은 단교를 주도한 UAE와 바레인, 이집트에선 상영중이다.

사우디는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없다.

사우디 등은 카타르가 1996∼2009년 무역관계를 지속했고, 2000년까지 도하에 이스라엘 무역대표부가 운영됐을 뿐 아니라 가자지구 재건을 고리로 국제무대에서 양측이 수시로 접촉했다고 비난해 왔다.

카타르는 앞서 성전환을 소재로 한 '대니쉬 걸'(작년 1월)과 예고편에 성관계 장면이 나온다는 이유로 '더 걸 온 더 트레인'(작년 10월)의 상영을 금지했다.

2014년엔 성경에 기반한 '노아의 방주'도 카타르에서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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