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JLPGA 휩쓰는 김하늘 "복덩이 동생이 든든한 지원군"

[취재파일] JLPGA 휩쓰는 김하늘 "복덩이 동생이 든든한 지원군"
일본 여자프로골프, JLPGA 투어에서 시즌 3승, 통산 6승을 올리며 제2의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스마일 퀸' 김하늘은 우승을 할 때 마다 재미있는 사연 하나씩을 공개하는데 이번엔 '동생'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해 29살인 김하늘에게는 6살 터울의 남동생(김대원, 23세)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동생에게 누나는 거의 엄마같은 존재였습니다. 맞벌이를 하셨던 부모님이 집을 자주 비우셨기 때문에 김하늘은 자연스럽게 동생을 돌보고 챙겨주는 역할을 맡았고, 동생도 누나를 잘 따랐습니다.

남동생은 누나의 영향을 받아 골프에 입문했고 현재 KPGA(한국프로골프협회)의 준회원으로, 2부 투어와 3부 투어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골프 실력은 누나만 못 하다는 걸 본인도, 가족들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하늘은 이 동생에게 남다른 재주가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남동생 김대원과 김하늘
"동생이 보는 눈 하나는 정말 끝내줘요. 제 스윙이 저도 모르게 흐트러져 있으면 정확하게 콕 집어주는데, 정말 신통방통해요. 이번에 우승한 것도 동생 도움이 컸어요. 제가 우승하기 전 주에 바람이 아주 강하게 부는 악천후 속에서 경기를 했는데 샷이 망가지면서 성적이 곤두박질 치는 바람에 상금은 한 푼도 못 받았어요. 그래서 동생에게 SOS를 쳤죠. 동생이 급하게 비행기 타고 일본에 와서 제 스윙을 보더니 첫 마디가 '누가 쫓아와? 스윙이 왜 이렇게 빨라졌어? 그리고 공을 왜 그렇게 박아서 쳐?' 하는 거예요.

그 전 대회에서 강풍 속에 샷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스윙 각도가 가팔라지고 템포도 빨라졌던 건데, 바로 딱 지적하더라고요.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선수에게는 무척 예민한 부분이거든요. 스윙 템포 찾고 나니까 공도 똑바로 나가고, 동생의 팁이 효과 만점이었죠. 동생은 선수로 뛰는 것 보다 코치를 해야할 것 같아요(웃음). 이건 본인도 인정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동생에게 제안했어요. 시즌 끝날 때까지 누나 옆에서 좀 도와달라고."

동생도 남은 시즌 본인의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누나를 돕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엇보다 누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신의 역할에 큰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김하늘이 거둔 6승 중 동생과 함께 한 대회가 3개라고 합니다.

2015년과 2016년은 이보미가 2년연속 상금왕을 차지하며 일본 열도에 '보미짱' 열풍을 몰고 왔는데, 올해는 이보미가 주춤한 사이 김하늘이 주요 부문 선두를 휩쓸면서 '하늘 천하'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하늘의 활약을 앞세워 올시즌 한국선수들은 JLPGA투어 15개 대회에서 7승을 합작했습니다.

김하늘은 올 시즌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3승을 기록하며 다승 1위, 상금 1위(7858만2000엔), 대상포인트인 메르세데스 랭킹포인트 1위(275.5점), 평균타수 1위 (70.7632타), 파 세이브율 1위(85.5731), 그리고 평균 퍼트 수 2위(1.7593)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해 5위였던 평균 퍼트 수(1.7824)가 2위로 올라 선 비결은 지난 동계 훈련 덕분입니다.   

김하늘은 지난 겨울 전지 훈련에서 자신의 스윙 코치이자 최경주 프로의 절친한 친구인 이경훈 프로에게서 연습 비법을 전수 받았습니다. 이경훈 프로가 주니어 선수들을 지도할 때 쓰는 퍼트 연습 방법인데요, 파트너와 교대로 한 자리에서 800~1,000개의 퍼팅을 쉬지 않고 하는 것입니다.

한 선수가 퍼팅 라인에 서서 같은 세기로 반복적인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 파트너는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바구니에 담긴 공을 계속 선수 앞에 놓아줍니다. 1m 거리에서 50개의 퍼트를 마치고 두 선수 역할을 바꿔 같은 연습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2m, 3m…12m까지 차례로 거리를 늘려가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퍼트의 리듬이 생기고 스트로크가 단단해진다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퍼트 할 때 손(감각)으로 만들어서 쳤는데 이 훈련을 하고 나서 일정한 리듬감이 생겼어요. 2시간 동안 이렇게 퍼팅 연습을 하면 허리와 팔, 다리 안 아픈 데가 없고 특히 팔뚝은 감각이 없어지질 정도로 힘들지만 효과가 워낙 좋아 안 할 수가 없어요. "
김하늘 프로골퍼
일본 언론은 김하늘이 앞으로 2주 안에 상금  2141만8000엔을 추가할 경우 JLPGA투어 사상 최단기간 내 상금 1억 엔을 돌파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주 니치레이 레이디스 우승상금은 1440만엔, 다음 주 어스몬다민컵 우승상금은 3240만엔입니다. 

김하늘의 일본 내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현지 매니저를 통해 후원 제안이 쇄도하고 각종 매체의 인터뷰 요청도 피곤한 정도로 넘쳐납니다. 편의점이나 식당, 호텔 등 가는 곳 마다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이젠 행동 하나 하나가 더 조심스럽다고 합니다.

"옆에 동생이 있어주면 그 자체 만으로도 든든하고 맘이 탁 놓여요. 같이 밥 먹어 주고, 얘기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매의 눈'으로 스윙까지 봐 주니 대원이(동생)는 정말 복덩이, 럭키 가이인 것 같아요.(웃음)"

김하늘은 16일(금) 개막하는 니치레이 레이디스에도 동생과 함께 출격해 2연승과 함께 시즌 4승에 도전합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은 신지애입니다. (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