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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고학력 여성'이 저출산 현상의 주범?…황당한 대책

"휴학하고 자격증 따느라 시간을 낭비한 취업준비생에겐 일자리 구하는 걸 더욱 어렵게 만들자", "학력이 높은 여성이 학력이나 소득이 자신보다 낮은 배우자를 택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자."

이 방법은 다름 아닌 한 국책연구기관이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내놓은 대책이었습니다. 황당하기까지 한 이 대책을 남주현 기자가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원종욱/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불필요하게 스펙을 쌓으면서 결혼 시장에 늦게 들어오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보고서는 결혼 전에 ‘교육 투자 기간’과 ‘배우자 탐색 기간’을 줄이면 혼인율을 높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유학 다녀오고 연수 다녀오고, 또 스펙 쌓느라 고군분투하는 취업준비생과 대학 과정, 혹은 그 이상까지 공부하고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을 저출산을 일으킨 주범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취업준비생들은 빨리 취업하고, 고학력자 여성들은 자신보다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남성들과 결혼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제시됐습니다.

왜 취업준비생들이 일자리를 못 구하는 건지, 왜 여성들이 결혼을 망설이는지에 대한 성찰은 없었습니다. 결혼이나 출산을 못 하는 사람들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심되기까지 합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일단 현상 바꾸기에 급급하다 보니, 10년 동안 80조 원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이 내려가는 역효과가 난 겁니다.

저출산 현상을 타개하려면 우리 사회가 결혼하려는 사람이 마음 놓고 결혼할 수 있고, 또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 [취재파일] "휴학 막아 혼인율 높이자"…황당한 저출산 대책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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