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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죽음의 덫' 된 농수로…야생동물 위협

벼농사를 하는 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논 근처에는 농수로들이 만들어져있습니다.

하지만 농지를 네모 반듯하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농수로들이 작은 하천처럼 넓게 만들어졌는데, 그래서 야생동물들이 여기에 빠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의 취재파일 확인해 보시죠.

충남 예산에 있는 한 농수로는 폭은 10m, 길이는 26km나 되고 깊이도 어른 키를 훌쩍 넘는 2m나 됩니다.

바다도 얼릴 정도의 겨울 추위가 닥치면서 이 농수로는 얼음판으로 변했는데, 바로 이곳에서 고라니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고라니는 출구를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자주 넘어졌습니다.

이 고라니는 두 달 전, 이 농수로에 빠졌는데, 스스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빙판 위에서 꼼짝없이 겨울까지 보내게 됐습니다.

결국, 구조대원들의 도움으로 농수로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이렇게 키가 사람 허리에 오는 고라니도 농수로에서 탈출을 하지 못했는데, 고라니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너구리나 뱀, 개구리 등에게는 더욱 치명적이겠죠.

이렇게 야생동물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20년 전 지은 농수로들은 농수로 주변에 울타리도 없고, 덮개도 따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농수로는 단지 농사를 위해 물만 공급하는 시설이 아니어야 합니다. 야생 동물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기능도 해야 할 건데요, 먹이사슬의 생태계가 잘 유지돼야만 건강한 농사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취재파일] 야생동물 위협…'죽음의 덫' 농수로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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