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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7년 인구정책 ② : 사회운동 확산 표어 만들어야

'발등의 불' 고령사회

[칼럼] 2017년 인구정책 ② : 사회운동 확산 표어 만들어야
 연속보도 '2017 인구정책'
2017년 올해가 생산가능인구가 처음으로 줄어드는 인구절벽의 첫발이라는 경고가 신문 방송등을 통해 연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대책을 비롯한 인구정책에 있어서 소정의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하는 어려운 이유는,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투입하지만, 정작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국민 개인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정책 수립자와 실행자의 불일치 사이에서 인식의 갭이 크다는 것이다. 국민 개개인을 설득하고 실행에 옮기도록 하지 못하면 그 정책은 실패하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에는 사회운동만한 것이 없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정책을 대변하는 표어 등 캐치프레이즈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수없이 강조되는 저출산 고령화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오늘날 일반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표어 하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인구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과거 정부들이 표어를 만든 뒤 사회운동으로 발전시켜 엄청난 성공을 이룩한 국가 임에도 말이다. 과거 시대별로 만들어진 표어들을 한번 살펴보자 .

1960년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정부는 산아제한에 사활을 걸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기르자" 라는 구호가 적힌 포스터가 골목길 여기저기 붙었으며, 일반 시민들을 향한 교육의 장소에서는 항상 첫머리에 강조되었다, 특히 당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 표어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였는데 이 표어는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3. 3. 35."  운동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낳고 35세에는 단산하자는 뜻이었다.
196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
1970년대에 들어와서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남아 선호 사상이 산아제한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 표어는 사실상 우리나라 산아제한 정책의 대표 표어가 되었다. 이때부터 4인 가족이 우리나라 가족의 표준 형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
1970년대 인구정책 우표
1980년대에도 산아제한 정책은 더욱 강조되어서 아예 하나만 낳자는 표어가 우후죽순처럼 만들어 졌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에서 "둘도 많다."라는 구호가 나왔으며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사랑 모아 하나 낳고 정성 모아 잘 키우자."라는 표어도 있었다. 이 즈음에 저출산 경향이 나타나 산아제한 정책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계속됐다. 산아제한 정책은 90년대가 되어서야 멈췄다.
198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저출산의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정부가 뒤늦게 출산 장려정책으로 돌아섰다. 하나 이상 낳기를 강조한 표어가 이때 등장 했는데 "자녀에게  가장 큰 선물은 동생입니다."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라는 표어도 나왔다. 급기야 "한 자녀 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행복합니다."라는 다자녀 선호 표어까지 등장했다.
2000년대 인구정책 포스터
2017년 이제 저출산의 문제가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로 까지 발전한 요즘,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출산과 양육비용 보조등 복지적인 측면의 강조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혼과 출산은 축복이며 기쁨이라는 사회적 공감이 우선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총체적인 변화와 혁신만이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다.

중간 정도의 사람이 행복해야 되고, 저녁이 있는 삶이 형성되어야 하는 등 평범하지만 기쁨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단박에 표현할 수 있는 표어를 만들고 이를 사회적인 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할 기로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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