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윤성빈 "두쿠르스 부진 일시적인 현상…썰매 때문일 것"

평창 올림픽 기대주 스켈레톤 윤성빈 인터뷰

[취재파일] 윤성빈 "두쿠르스 부진 일시적인 현상…썰매 때문일 것"
관련 8뉴스 리포트
'한국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 선수가 올 시즌 초반 두 차례 월드컵을 마치고 일시 귀국했습니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 윤성빈은 다음 시즌부터 사용할 새로운 헬멧을 맞추기 위해 국내 헬멧 제조 회사 홍진 HJC를 찾았습니다. 헬멧 제작의 첫 단계인 '두형 측정'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두형과 머리 사이즈를 측정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윤성빈의 트레이드마크 아이언맨 헬멧은 독일 회사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맞춤형이 아니라 기성품이라서 윤성빈의 머리에 딱 맞지는 않았습니다. 헬멧이 커서 올해 초 헬멧을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제작하기 시작한 맞춤형 아이언맨 헬멧은 올림픽 직전인 다음 시즌부터 실전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두형 측정을 마친 윤성빈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아이언맨 헬멧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

제가 2014-2015 시즌에 월드컵을 시작할 때부터 아이언맨 헬멧을 사용했기 때문에 스스로 이제는 아이언맨 헬멧을 써야 될 것만 같고 그래서 계속 고집을 하는 것 같아요. 뭔가 저를 상징한다고 해야 할까. 제가 이 헬멧을 쓰고 출전해야 뭔가 저인걸 알 수 있는 그런 것 같아요.

Q) 새로 제작할 맞춤형 아이언맨 헬멧이 경기력 향상에 어떤 도움을 줄 것 같나?

아무래도 머리에 딱 맞는 헬멧을 쓰면 편하죠. 착용감도 당연히 좋고. 그래서 특히 스타트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그동안 헬멧을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 국내 회사에서 맞춤형으로 제작해주기 때문에 제가 원할 때 언제든지 구할 수 있고 문제점이 있으면 말씀을 드려서 개선해갈 수 있기 때문에 좋죠.

윤성빈은 올 시즌 캐나다 휘슬러와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출발이 좋습니다. 지난 시즌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 첫 두 대회 성적은 12위와 4위였습니다.
'한국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 선수
Q) 올 시즌 출발이 좋은데?

미주 트랙은 워낙 경험이 많고 많이 타 봤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은데 유럽을 가봐야 진짜 실력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럽에서는 월드컵을 두 시즌 치렀는데 작년에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유럽에서도 그렇게 크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스스로 유럽 트랙에 대한 확신이 없어요. 이번에 가면 유럽 트랙에대해서도 확신을 얻고 하면 유럽에서도 지금 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미주 대회에서 스타트 기록은 어땠나?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당시 그곳 기온이 영하 25도로 엄청 추웠어요. 그래서 얼음 상태가 굉장히 딱딱했어요. 보통 얼음이 딱딱하면 무를 때보다 스타트 기록이 안 나와요. 썰매가 잘 밀리지 않아서요. 하지만 저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음이 딱딱할 때 스타트 기록에서 이득을 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다른 선수들 특히 마르틴스 두쿠르스보다 스타트 기록이 좋았던 것 같아요.

윤성빈의 출발이 좋은 반면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지키며 '스켈레톤의 우사인 볼트'라는 별명을 얻은 라트비아의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초반 두 대회에서 4위와 5위에 머물며 부진했습니다. 특히 2차 대회에서는 썰매가 뒤집히는 좀처럼 보기 드문 실수까지 범했는데 이 같은 부진이 32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따른 노쇠화 때문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국제 스켈레톤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회 현장에서 두쿠르스를 지켜본 윤성빈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Q) 두쿠르스의 부진 이유가 뭐라고 보나?

일단 거의 7-8년을 계속 군림하던 선수가 한 순간에 무너진다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도 안되는 일이고그렇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이에 대해 리처드 브롬리 대표팀 코치와도 얘기를 해봤는데요 저희 생각으로는 두쿠르스가 평창 올림픽에 대비해 썰매와 날을 계속 테스트하는 것 같은데 아직 새로운 장비에 적응을 못 한 것 같아요.

원래 두쿠르스 자신의 주 트랙은 유럽이고, 유럽에서는 차량으로 이동하니까 썰매를 몇 대든 들고 다닐 수 있는데 미주 같은 경우는 비행기로 이동하니까 썰매를 많이 들고 다닐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원래 그가 타던 익숙한 썰매를 가져오지 않고 테스트용 썰매로 경기를 하다보니까 위험 부담이 크고 성적도 안 나온 것 같아요. 그래서 유럽에 가면 두쿠르스가 다시 제 기량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두쿠르스가 부진한 반면, 러시아의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트레티아코프는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윤성빈에 이어 은메달을 땄고, 2차 대회에서는 우승하며 현재 올 시즌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트레티아코프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자국에서 열린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두쿠르스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평창 올림픽에서 윤성빈과 두쿠르스와 함께 3파전을 벌일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Q) 트레티아코프의 상승세에 대해 어떻게 보나?

당연히 평창 올림픽에서 경계 대상이죠. 일단 올림픽 메달이 두 개나 있기 때문에 올림픽 메달 경력을 무시할 수 없고 절대적인 메달 후보라고 봐야 되는 선수에요. 트레티아코프가 지난 두 시즌에는 미주에서 열린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않았는데 아마 미주에서 하는 월드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요. 또 유럽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느라고 유럽에만 계속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은 러시아의 스켈레톤 대표팀 코치가 바뀌어서 시스템도 바뀐 것 같아요. 미주 대회에도 출전하는 걸로.

Q) 올 시즌 목표?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에요.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조금이라도 더 주행 훈련을 하기 위해서 내년 2월 말 독일 쾨닉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을 안 하기로 했어요.

Q) 내년 3월 평창 월드컵(테스트이벤트)에 대한 각오?

그 대회는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기대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또 홈 이점이 강한 종목이라고 하다 보니까요. 제 생각에도 홈 트랙의 이점이 확실히 있어요. 그렇지만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첫 공식 대회다 보니까외국 선수에게도 트랙 정보가 많이 노출될 거에요.

저희가 평창 트랙에서 준비해온 것들을 다른 경쟁 국가들한테 보여주게 될 수 밖에 없어요.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영상들을 보면 조종을 어떻게 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다 보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월드컵은 말 그대로 테스트라고 생각해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대회보다도. 일단 평창 테스트 이벤트를 무사히 마친 다음 평창 트랙에 대비해 우리만 알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할 계획이에요.

Q) 평창 올림픽에 대한 각오?

일단 올 시즌 미주 뿐만 앞으로 유럽 트랙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꾸준히 메달권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전세계 모든 트랙에서 평균적으로 다 정상권 성적을 거두면 평창 홈 트랙에서도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시즌은 계속 3위권 안에 들고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평창 올림픽에서도 분명히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을 테지만 저를 포함해 우리나라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열심히 준비한 것에 대한 결과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썰매 종목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관심과 응원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응원에 꼭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스켈레톤은 첨단 장비의 경연장이기도 한데 윤성빈은 올 시즌 썰매를 한 대에서 두 대로 늘리고 썰매 날도 실전에서 3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썰매 날은 경기 당일 날씨와 트랙 얼음 상태에 따라서 맞춤형을 사용하고 있어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장비의 개선이 성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주에서 열린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윤성빈은 다음 달 7일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3차 대회부터 다시 질주를 이어갑니다. 올 시즌 앞으로 6차례 월드컵이 남아 있습니다. 독일 알텐베르크, 빈터베르크, 쾨닉세, 스위스 생모리츠, 오스트리아 이글스 대회에 이어 3월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8차 대회를 끝으로 시즌을 마치게 됩니다. 윤성빈이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유럽 트랙에서도 새해 쾌속 질주를 이어가기를 기대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