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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과 붕괴

[마부작침]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과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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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인구 1000만 명 이상인 도시를 지칭하는 말이다. 전 세계에 약 30여 개 도시가 이 기준을 충족해 메트로폴리스로 불린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유일한 메트로폴리스였다. 그런데 올해 5월, 1988년 이후 28년 만에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져 '메트로폴리스'라는 명함을 반납하게 됐다.

과거 서울의 인구 증가는 폭발적이었다. 광복 이후인 1949년, 서울은 특별시로 승격됐다. 해외로 이주했던 동포의 귀환과 서울시 영역 확장 등으로 당시 인구는 141만 8천여 명을 기록했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인구가 1백만 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휴전 이후인 1955년 전쟁 이전 수준인 157만 명 수준을 회복했다. 1959년, 생계를 위해 무작정 상경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구는 처음으로 2백만 명을 돌파했다. 이 당시 서울은 곳곳에 자리한 무허가 판자촌이 큰 골칫거리였다.

60년대부터 경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1963년, 불과 4년 만에 인구가 백만 명 가까이 증가해 3백만 명을 돌파했고, 5년 후인 1968년에는 4백만 명을 돌파해 433만 명을 기록했다.

70년 대부터는 강남 개발이 인구 증가세에 불을 지폈다. 강남 개발은 서울로 몰려든 사람들로 포화상태가 된 강북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적 성격이 컸다. 강남 개발은 제3한강교(현재 한남대교)와 경부고속도로 개통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고속버스터미널 등의 강남 이전, 도심 재개발지구 지정을 통한 강북 억제, 명문 고등학교의 강남 이전 등으로 강남 개발이 촉진되면서 서울 인구의 증가세도 이어졌다. 1968년 433만 명이었던 서울 인구는 1979년에는 8백10만 명으로 불과 10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서울 인구는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메트로폴리스 서울이 탄생한 것이다. 이후 1992년 1,092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서울 인구는 등락을 계속하다가 2010년 이후에는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높은 집값으로 인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주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리고 올해 5월 서울의 주민등록인구는 9,99만 5,784명으로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특별시로 승격된 1949년 이후 39년 만에 인구가 8배 가량 증가해 '메트로폴리스'라는 간판을 달고, 다시 28년 만에 간판을 반납한 서울. 서울 인구의 변화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변화와 사람들의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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