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불행한 가정도 비슷한 이유로 불행하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이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저소득층인 비슷한 이유로 불행하게 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주형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평생 목수로 살아온 다니엘은 심장병으로 당분간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정부에 복지 급여를 신청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복지 급여는 정부 직원한테는 신청할 수 없습니다.

대신 인터넷과 ARS로만 해야 하는데, 컴퓨터를 잘 못 다루는 다니엘에게는 신청 자체가 힘듭니다. 또 ARS로 신청하려고 해도 통화 연결하는 데 2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복지급여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손해다 보니 일부러 신청하기 어렵게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겁니다.

결국, 주인공 다니엘은 복지 급여를 신청하는 데 실패합니다. 또 이 영화 속에는 한 켤레에 70파운드씩 이윤을 남기는 신발 회사도 등장합니다.

제품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엄청난 이윤을 챙겼는데, 그러면서도 직원들 월급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올려주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정부와 기업의 외면 속에 저소득층이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영국은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산업' 국가로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빈민층들은 여전히 무료급식소에서 굶주림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주형 기자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영국의 저소득층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빈곤층을 양산하는 구조 또한 세계화하면서 영국이나, 한국이나 서민들이 가난해지는 이유는 비슷해졌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은 결국 복지급여 받는 걸 포기하지 않고 항고하다 화장실에서 쓰려져 숨집니다. 그리고 그가 법정에서 읽으려던 편지는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아닌,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나는 책임을 다했고 이웃을 동등하게 대했습니다. 나는 나를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또 나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연말에 보기엔 좀 불편한 영화일지 몰라도 인간의 존엄을 생각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 [취재파일] 나, 다니엘 블레이크…불행한 가정도 비슷한 이유로 불행하다

(김선재 아나운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