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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제대혈 '노화 방지' 연구…대상자는 친척들?

갓 태어난 생명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 제대혈에는 난치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줄기세포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산모들은 아이와 가족들이, 만에 하나 난치병에 걸릴 때를 대비해서 200~300만 원의 값비싼 비용을 내고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기증하는 산모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귀한 제대혈을 차병원 회장 일가가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맞아 왔습니다. 이세영 기자의 취재파일에서 확인해 보시죠.

차병원 그룹을 총괄하는 차광렬 회장 일가가, 지난 해 1월부터 2주에 한 번씩 제대혈 주사를 맞았다고 내부 관계자가 폭로했습니다.

주사를 맞은 사람은 차 회장과 그의 아내, 또 차 회장 아내의 친언니 등 이었습니다. 현행법상 제대혈은 치료 목적과 연구 목적에서만 맞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차 회장은 '노화 방지를 위한 제대혈 임상 연구'의 목적으로 주사를 맞았다고 시인했습니다. 또 차 회장 아내의 언니, 친인척들 몇 명은 정식 연구 대상자로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연구 윤리에는 이해충돌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연구와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이 연구에 참여하면 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힘들단 겁니다.

그래서 연구 대상자들을 연구진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로 꾸리는데, 차 병원은 이해관계가 깊은 차 회장과 그 친인척 일가를 선정해서 연구 윤리를 어겼습니다.

또, 차 회장의 아내와 딸이 임상시험연구센터에 다녀간 사실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제대혈 주사를 맞았는지도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SBS 보도가 나간 이후, 내부 증언은 또 나왔습니다. 차병원이 임상시험센터 직원들의 달력과 수첩, 컴퓨터 자료까지 샅샅이 들여봤다는 겁니다. 아마 제보자를 색출하고, 입단속을 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취재진이 지난 14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차광렬 회장을 만나서 제대혈 시술에 관해 물었을 때도, 옆에 있던 병원 관계자들이 기자와 카메라를 밀치고, 반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차 병원 측이 조직적으로 관련 사실을 은폐하고 있단 정황이 나오고 있는 대목입니다.

▶ [취재파일] 내 아이의 제대혈, VIP들이 맞았다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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